우리는
사랑과 그리운 마음을 담아
선생이 다녔던 모교의 뜨락에다
작고 아담한 돌비를 세운다
눈은 펄펄 나리는데
강물에 꽃등을 띄우는 마음으로
분처럼 희고 깊은 울림을 지닌 음성으로
나그네 설움과 번지 없는 주막을
잔잔하게 부른다
가파른 시간의 칼날 끝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로 살아온 지난 세월
웃음도 제대로 활짝 펴지 못했고
마음은 그래서 더욱 가난했다
그 고난 모두 이겨내고
우리는 오늘
사랑과 그리운 마음을 담아
선생이 다녔던 모교의 뜨락에다
작고 아담한 돌비를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