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순서 ① 작은 지역의 큰 변화 - 순천시 `한솥밥동네가게` ② 성주의 현주소 - 완주군을 배우다 ③ 경제가 살아나다 - 스위스 커뮤니티비즈니스 ④ 마을이 세계로 - 이탈리아 커뮤니티비즈니스 실질적 거주 인구 3만6천여 명, 1년 예산 2천400여억 원, 재정자립도 15.8%. 이것이 성주군의 현실이다. 숫자로 모든 것을 파악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도 있지만 객관적인 수치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수준과 형편을 가늠하는 척도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10년 사이 1만1천여 명이란 인구가 군에서 빠져나갔으며, 1차산업인 참외농사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군은 일반산업단지 조성을 비롯해 참외박스 소포장 규격화, 공동주택건설, 공립교육원 설립,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많은 사업들을 추진 중이다. 인구유입과 함께 지역경제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장밋빛 미래만을 기대할 수는 없다. 고령화, 지속적 인구감소, 도심 공동화 등 위기적 요소는 늘 잠재해 있다. 성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그리고 전 세계가 피해갈 수 없는 고민 앞에서 그 대안으로 `지역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떠오르고 있다. 이에 최성고 본사 발행인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커뮤니티 공동취재단과 함께 성공적인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례로 각광받고 있는 국내외 사례를 벤치마킹함으로써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희망적 대안이 되는지를 전망해 본다.【편집자 주】 순천 복숭아병조림의 비밀 -평범한 엄마가 `사장님`으로… 10억 매출의 핵심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복숭아통조림`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식품이다. 그런데 이 식품 앞에는 `메이드 인 순천`이 꼬리표처럼 달려 있다. 이 꼬리표는 순천만 공예특산품관의 10억 매출 달성의 핵심이다. 어느 지역에서나 나오는 복숭아가 돈이 되는 발상의 전환이 순천시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순천지역 대표 5일장인 아랫장에 작은 가게 `한솥밥 동네가게`가 문을 열었다. 친환경 수제 비누 체험 봉사를 다니고 밑반찬을 만들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줬던 평범한 아줌마 봉사단은 지역에서 나는 매실, 복숭아, 토마토를 이용해 고추장이나 병조림, 잼, 장아찌로 가공해 상품으로 내놓았다. 이것이 바로 `커뮤니티 비즈니스`다. 2009년부터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시작된 한솥밥동네가게는 지난해 10월 순천시에서 지역의 지속가능한 공동체 육성을 위해 발굴해온 커뮤니티 비즈니스 시범 사업으로 선정됐다. 순천시는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마을 가꾸기와 지역공동체사업을 명확히 구분했다. 한솥밥동네가게 아줌마들은 시장과 면담을 갖고 `커뮤니티 비즈니스` 에 대해 의논했다. 이를 지지하는 시의원들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 "봉사 공동체로 출발한 아줌마들이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상품을 개발해 일자리를 만들고, 그 이익은 다시 지역주민들에게 쓰겠습니다. 공간을 무상으로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순천 시장의 답은 화끈한 "오케이"였다. 목 좋은 시장 내 50여㎡ 규모의 빈 상가를 3년간 무상으로 쓸 수 있도록 공무원, 시장이 나섰다. 한솥밥동네가게에서 일하는 아줌마 10여명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제조업은 쉽지 않았다. 행정담당 공무원들이 사업허가, 영업신고 등 모든 행정절차를 지원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복숭아병조림, 토마토병조림, 매실고추장, 매실잼, 매실장아찌는 세계적인 관광지 순천만 내 `순천만공예특산품관`에서 판매되고 있다. 권말남 대표는 "그동안 마을 사업을 추진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행정과 전문가들의 지원으로 오늘 가게를 개점하게 됐다"며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주부들이 주문만 있다면 달려온다"고 말했다. 그는 "시에만 의존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상가와 겹치지 않도록 직접 마련한 재료로 `매실비빔밥`을 만들어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순천시의 지속적인 관심은 자생력을 키우는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었다. "시중에서 유통 중인 통조림 제품에서 내분비 교란물질로 의심받는 화학물질 `비스페놀A` 가 검출됐잖아요. 유리병 덕분에 주문이 늘고 있어요. 어린이와 주부들을 대상으로 친환경 비누 만들기 등 유익한 체험 행사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죠. 여기서 얻어지는 이익금은 주민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에 쓰입니다." -생활공동체에서 대안 찾는 순천- 마을공동체, 기업, 사업, 일자리, 순환, 아이디어, 지역자원, 수익, 지역문제, 지속가능성, 공공성, 주민…`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와 연관되는 핵심 단어들이다.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사업을 운영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자발적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로 요약되는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목표는 `함께 사는 행복한 동네`다. 80세 할머니가 즐겁게 일하고 농촌을 떠난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동네, 아줌마들이 일도 하면서 봉사하고 마을 이장님이 사장이 되고 마을 주민은 주주가 되는 동네, 시장과 공무원은 이러한 동네에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고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네…. 일본,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동네가 순천에도 있다. 세계적인 생태습지가 자랑거리인 순천시의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생활공동체`로 확산되고 있다. 2004년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된 순천시는 누구나 다 하는 프로그램을 답습하지 않았다. 주민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자치활동에 집중했다. 그 결과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마을 만들기` 활동에 집중하면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늘었다. 2005년부터 각 읍면동별로 `좋은 동네 주민자치 대학`을 개설해 마을에 대한 애정을 높여나갔다. 주민들 스스로 찾아낸 마을 문제를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풀어내고 실천으로 옮겼다. 2007년 `순천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마을 만들기 사업을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와 `지역 공동체 사업`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기존 조례를 정비해 전국 최초로 지난 6월 `순천시 생활공동체 활성화 조례`를 만들었다. 우리 마을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민들이 생각하는 고민은 다양했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M활성화 사업을 시작한 주민자치위원회는 EM녹색실버가에서 독자적인 민간법인 `에코그린평생지기`로 발전시켜 순천만갈대비누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또 별량면 개랭이영농조합법인 할머니들은 손맛을 살려 마을에 오는 관광객들에게 고들빼기 김치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순천시 여성문화봉사단은 순천밀로 빵을 만들어 수익금의 60%는 인건비로 40%는 봉사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또 경로당에 다니는 노인들은 순천만 갈대로 천연염색한 원단을 판매 중이다. 또 소일거리를 찾는 어르신들은 순천시에서 키운 콩으로 콩나물을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과 밀착된 지역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단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판로였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갖고 상품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었다. 시장과 공무원이 죽기 살기로 나섰다. 순천시는 순천만생태공원을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단의 판로로 내놓았다. 직거래장터인 `순천만 공예특산품관`에는 오로지 `메이드 인 순천`만 있다. 순천만에서 생산하는 흑두루미쌀, 소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품, 커뮤니티비즈니스단이 생산하는 빵, 비누, 천연염색 옷, 복숭아병조림, 고추장, 간장, 소금 등 60개 업체에서 840여개 품목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2월1일 문을 열고 지난 10월24일 달성한 매출액은 10억여 원. 순천만공예특산품관 점원은 "순천에서 생산한 것이 아니면 판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의 모델 제시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순천만공예특산품관은 지역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성, 공익성, 지역순환형 경제구조를 만드는 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 공원 내 유일한 먹을거리 공간 "고구마라떼 팔면 3명 고용" - 순천만생태공원의 유일한 먹을거리 공원인 쉼터는 사업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순천시장은 식당을 운영하던 개인사업자에게 보상금을 내주고 그 자리를 지역주민의 비즈니스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먹을거리 역시 `메이드인 순천`이다. 순천만사랑통장 출연금 4천700만 원으로 시작한 쉼터는 하루에 일하는 근로자는 12명 내외이며 이곳에 납품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50여 가지가 넘는다. 순천만 갈대차, 방사유정란, 홍시퓨레 등 이름만 들어도 순천시에만 있는 것들이다. 순천만 쉼터 운영자 양동엽씨는 "쉼터에서 고구마 곡물라떼를 판매하면 일자리 3명이 늘어난다"며 "체인점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쉼터와 연결돼 급여를 받는 농민까지 포함하면 40여 명이 넘는다며 농가 목록을 펼쳐보였다. "시장님의 원칙입니다. 식혜를 판매하기 위해서 농가에서 엿기름을 재배하게 합니다. 그리고 설탕대신 매실을 사용해 매실 농민을 늘려가죠. 저희는 팥빙수 인절미까지 할머니들이 생산할 수 있게 합니다. 소량을 생산해도 판로가 있기 때문에 소득이 보존되고 시골 사는 어르신들까지 소득이 보장되는 것이죠. 그래서 관광객이 늘고 쉼터가 잘 될수록 순천시가 잘 살게 되는 것이고요."수입 7억원대, 지출 7억 원대 비록 순 이익은 800여만 원이지만 그 돈은 지역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이나 모두 열성적이다. 하지만 순천시에도 고민은 남아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중간지원이 없다보니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나 시민들의 행정 의존도가 높아지고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업간의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종편집:2025-04-30 오후 04: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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