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월 혹한 속 심어놓은 어린 참외
쇠파이프 비닐지붕 눈 무게 이겨낼까
짧은 해도 다 못보고 긴긴밤 지새우니
애처롭기 그지없네
삼·사월 회오리 거센 바람
우닥딱딱 비닐 터진 요란한 소리
놀란 가슴 움켜쥐고
논둑에 걸터앉아 한숨만 짓네
사·오월 갖가지 병 찾아들어
무슨 약이 특효이랴
대화 못해 농부의 애간장만
태우고 또 태우네
육·칠월 쏟아 붓는 장대비에
침수될까 긴장감 맴돌아
젖은 옷자락에 안절부절
야속한 하늘만 쳐다보네
어정칠월 둥둥팔월
일손 놓아 한가로이 쉬어보니
추풍에 서리인가 온 몸이 나른해
걱정에서 걱정으로 한 해는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