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산의 국가관 산은 얽매이기를 싫어하고 불의와 타협 않는 강직한 성품으로 잘 알려져 단재 신채호, 만해 한용운과 함께 백번 꺾어도 꺾이지 않는 3절(3節)로 평가된다.  두 아들을 나라에 바치고 자신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가정이 풍비박산이 됐지만, 오로지 조국 광복만을 위해 노심초사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난다. 일제에 항거하다 감옥을 넘나든 것도 모자라 해방 후에는 이승만 독재와 맞섰고, 통일정부 수립을 위해 투쟁했으나 그의 바람과는 달리 결국에는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지고 말았다. 외세의 침범을 막는 길은 후진교육이 급선무라며, 조선시대의 성균관을 계승해 성균관대학을 세우고 초대 학장과 총장을 역임하면서 민족 사학 육성에 특별한 애정을 쏟았다.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3년 봄 심산이 성균관대 학장이던 때 피난지 부산에서 가진 `제3회 졸업식`에서 심산이 친필로 쓴 졸업식 훈사가 최근 발견됐다. 당시는 부산의 천막교실과 임시건물에서 수업을 이어가고 있을 때였다.  최근 공개된 이 훈사는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한 시민이 우연히 헌책뭉치 속에서 발견한 것으로 최근 고서전문가의 감정을 받아 선생의 친필임이 확인됐다.  성균관대는 휴전을 4개월 앞둔 1953년 3월 21일 학장 심산 선생이 성균관대 졸업생 65명을 위해 직접 쓰고 읽은 훈사를 최근 공개했다.  길이 2m38㎝ 긴 두루마리에 선생이 직접 붓으로 쓴 훈사에는,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전쟁과 민족의 미래에 대한 애끓는 심경이 담겼다.  선생은 "오랜 역사에도 일찍이 없었던 전화로 인해 국보적 존재인 성균관대학이 적비의 불구덩이에 날아간 것은 우리 교육계뿐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커다란 손실"이라며 "남한땅 끝머 리 부산 한 모퉁이의 쓸쓸한 임시 교사 밑에서 구차한 졸업식을 치르게 됐다"고 한탄 했다.  또 "우리가 이 성대한 식전을 거행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저 38선 이북 전선에서는 우리 국군 장병 몇 백, 몇 천 명이 총칼에 선혈을 뿌리고 사장에 백골을 묻는 것을 생각해 보라"며 "우리가 홀로 이 안전한 후방에서 무슨 마음으로 술잔을 들어 환호하겠는가"라고 했다.  선생은 학생들에게 확실한 국가관을 당부했고, "대한민국의 현실이 어떤 위기에 처해 있는가를 날카로운 눈매로 살펴보라"며 "오늘날 우리 민족에게 하늘이 부여한 의무와 사명은 오직 살아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며, 죽어도 국가와 민족을 위해 죽는다는 한결같은 길뿐"이라고 강조했다. `1953년 戰禍 속 졸업생에게`라는 이 훈사에서 심산 선생의 투철한 국가관이 잘 나타나 있다. (2011.6.25자 조선일보 기사 인용)   □심산의 출생과 성장 심산 김창숙은 1879년 7월 10일 경상북도 성주군 대가면 사월리(사도실)에서 부친 김호림과 모친 인동장씨의 1남4녀 중 외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의성, 자는 문좌이며, 心山은 그의 호이다. 또 별명을 우(愚)라고도 했고, 더러는 `벽옹(앉은뱅이 노인)이라 불렀는데, 선생도 따라서 스스로 `벽옹`이라 하였다.  영남의 문벌사족인 의성김씨 중에서도 조선조 선조때의 학자이며, 명현 동강 김우옹의 13대 종손으로 남다른 지위와 명망을 가진 집안 출신이다.  심산은 재주가 남달랐으나 성품이 얽매이기를 싫어하여, 열서너 살이 되어 비로소 사서를 읽었다. 부친이 대계 이승희에게 교육을 부탁했으나 성리학설을 싫어하여 문하에 들지 못했다.  갑오년 동학혁명을 즈음하여 서당의 학도들과 함께 부친의 엄명으로 농부들과 같이 모내기를 하고 그 자리에서 문벌과 계급타파 등 사회변혁에 대한 부친의 소견을 들었는데, 그 후 이에 감명을 받은 심산은 선각적 지식인으로서 포부를 지니게 됐다.  선생은 1896년 18세 때 부친상을 당한 후 이종기, 곽종석 이승희, 장석영 등 대유들의 문하를 두루 찾아가 경서에 대해 질의 하였는데, 특히 이승희를 각별히 따랐다.  당시에 이러한 가문의 출신으로 일제하에서도 안일한 삶을 누리고 있던 양반지주들이 많았건만 심산은 젊은 시절부터 모든 것을 뿌리치고 구국활동에 투신하여 스스로 고난의 행로를 택하게 된다.
최종편집:2025-05-22 오후 05: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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