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보이는 가야산은 흰 밀가루를 덮어쓰고 있지만 비닐하우스 안은 늦봄 열기처럼 훈훈한 가운데 참외모종이 뽀송뽀송 푸른빛을 띠며 터버럭하게 순이 터져 나온다 터버럭한 순을 두 순만 남기고 순치기를 하는데 한 순은 희망의 순, 또 한 순은 갈망의 순이었으면 자르는 한 순은 실망의 순, 또 한 순은 절망의 순이었으면 바람에 보답 받듯 참외넝쿨이 새록새록 튼실히 자라 황금빛 과실을 많A이많이 영글어주기를 기대하며 오늘 햇볕을 등지고 초벌 순치기를 두둑에 쪼그려 앉아 소망의 가위질을 하고 있다
최종편집:2025-05-22 오후 05: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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