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도 배우는 시기가 있다. 젓가락질은 손가락 각각의 관절과 근육이 움직여야 한다. 작은 근육이 발달되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18개월 이후부터 가능해진다고한다. 대체로 24개월을 전후로 교육시키는 것이 좋으며, 늦어도 5~6세까지 연습을 시켜야 해당시기 발달되어야 하는 두뇌의 능력이 더 잘 발달 할 수 있다고 한다. 젓가락질은 단순한 듯 하지만 그 동작 하나 하나에 뇌가 깨어난다. 이런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차린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수 십 년 전부터 국가차원에서 젓가락의 날을 제정하여 젓가락 사용을 교육하고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국민 중 성인의 62%, 어린이의 80%가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어느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돌아봐야 할 때다. 사람들은 다양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유교 경전 오경(五經) 중 하나인 서경(書經)에 습여성성(習與性成: 습관이 오래되면 마침내 천성이 된다)이라고 한다. 습관은 무의식의 세계를 지배한다. 사람은 누구나 여러 번 되풀이함으로써 저절로 익고 굳어진 행동이 바로 `습관`이다. 습관은 한번 형성이 되면 여간해선 고쳐지지 않는다. 이미 행동으로 굳어져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침을 커피 한 잔, 음악 들으며 공부하는 것, 외출할 때 수도와 가스를 꼭 점검하는 것들 모두가 습관이다. 좋은 습관은 의식적으로 꾸준히 행동하고 나 쁜 습관은 행동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저명인사인 필자 친구는 잘못된 젓가락질을 고쳐보려 했지만 손목과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파 매번 실패했었다. 이번에는 방법을 달리했다. 젓가락질 교정방법을 동영상으로 몇 번씩 반복해 보고, 젓가락질을 할 때는 의식적으로 젓가락질 상태를 점검했다. 평소 습관이 나올 때마다 젓가락질을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한 달을 노력하니 의식하지 않아도 제대로 할 수 있었고 `이 세상에 고치지 못할 습관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분명 하나의 습관을 가지는 것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잘못된 습관을 고치는 과정이 더 힘들다. 다만 의지만 있다면 방법을 찾고 습관을 고칠 수 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쁜 습관을 인정하고 왜 그것을 바꿔야 하는지를 스스로 느끼는 과정이다. 젓가락 사용 방법도 처음 배울 때는 어렵다. 아직 민첩한 손가락 운동이 발달하지 못한 아이들에게 연필 쥐기나 젓가락 사용법 같은 일상생활 훈련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들은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 바르게 연필 쥐는 방법, 그림 그리기나 낙서 같은 본능적인 행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필이나 크레용 쥐는 방법을 터득한다. 누구나 배우는 과정에서 부모님에게 꾸지람을 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어린이나 노인들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듦에 따라 나타나는 신체 변화의 증상 때문에 손으로 뭔가를 쥐는 동작이나 손을 이용한 정밀한 작업이 힘겨워지기도 한다. 더구나 서구 사람들은 식문화의 차이 때문에 한국 등 동양 음식을 먹을 때 젓가락 사용 방법에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필자는 젓가락질을 잘하는 편이고, 과일을 먹을 때도 젓가락을 사용한다. 요즈음 잘 못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나이든 분들은 젓가락을 선호하지만, 젊을수록 주로 포크를 사용한다. 밥상도, 밥을 먹는 습속도, 밥 식기도 많이 달라졌다. 밥상은 식탁과 의자, 접시들로 점차 서구화되고 있으며 젓가락질이 서투른 아이에게는 포크를 쥐어 주고 있다. 우리도 일본이나 중국처럼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필자가 젓가락질이 편한 것은 어머님 덕분이다. 중국은 반찬에 기름기가 많아 집기가 어려워서 길고 굵고, 일본 사람들은 짧고 끝이 뾰족한 것은 가시 있는 생선이나 껍데기 두른 해산물과 우동 같은 음식 때문이고, 우리는 끝이 뾰족하지도 뭉툭하지도 않다. 중국과 일본의 젓가락에 무거운 금속제가 없는 것은 그만한 크기의 것을 금속으로 만들었다면 무거워서 쓰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거꾸로, 우리 젓가락을 가벼운 재질로 만든다면 무게감이 없어 역시 사용하기 불편할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서울 A중학에서 `젓가락질을 잘해야 공부도 잘 한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젓가락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매끄러운 플라스틱 공깃돌 12개를 20∼30㎝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통에 20초 안에 집어넣는 정교한 젓가락질`은 청소년들의 두뇌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며 시작한 교육이다. 젓가락질은 실제로 치매노인들의 치료법으로도 이용되고 있고, 유아교육 프로그램의 상당 부분이 손가락 자극을 주기 위한 장난감놀이로 구성돼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젓가락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 3천여 년 전 중국에서부터다. 처음에는 제례행사에 사용 됐으나 한나라 때부터 식사도구로도 이용되기 시작했다. 사기(史記)에는 군사 장량이 식사 중 유방의 젓가락을 빌려 정세를 설명했다는 기록도 나온다. 처음에는 주로 대나무였다고 한다. 한반도에도 청동기시대부터 젓가락이 숟가락과 함께 사용됐으며 공주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것이 가장 오래된 젓가락이다. 사람의 난자와 체세포로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한 전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한국인 말고 누가 쇠 젓가락으로 콩을 집을 수 있느냐"며 `한국인의 손재주`가 성공비결중 하나임을 자랑했다고 한다. 얼마 전 한국인의 지능지수가 세계최고인데 이는 젓가락문화와 관련 있다는 어느 학자의 해설이 필자의 가슴을 뿌듯하게 했었다. 중국 고전 사서의 하나인 대학(大學)에 유 천하 지성(唯 天下 至誠), 위 능화(爲 能化)라 이를 풀어보면 `오직 매사에 지극한 정성을 쏟는 사람만이 변화할 수 있다` 더 쉽게 얘기하면 `인생에는 지름길은 없다` 경제 원칙에도 `최소의 투자, 최대의 효과`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경제 원칙일 뿐 삶의 원칙은 될 수 없다. 삶에는 요행이나 지름길은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이란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해 살아야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지구촌시대, 세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 물리적 영토 전쟁시대에서 두뇌영토시대로 변하는 글로벌시대! 우리민족이 나아갈 방향은 우리가 갖고 있는 훌륭한 유전인자인 젓가락문화를 가정과 학교 그리고 국가에서 계승 발전시켜야 할 시대적 과제이다. 임진년 흑룡의 시대, 자랑스런 문화를 보다 체계적인 교육으로, 국력신장의 기회로, 또한 우리 모두가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직분(職分)철학이 필요할 때이다.
최종편집:2025-05-22 오후 05: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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