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학교폭력 문제가 너무 심각하여 국가정책적 문제로까지 등장하고 있다. 국무총리가 관계 장관들과 함께 학교폭력 근절방안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고, 학생들이 너무 거칠어 교육하기가 힘들다면서 명예퇴직을 하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어느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학교폭력 신고 때에는 최대 오백만 원의 신고포상제를 시행한다고 신문에 보도되고 있다
오는 5월 8일은 제40회 어버이날이다. 마침 우리 선거구의 한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어버이날을 국경일로 정하는 입법을 추진하여 국경일로 정하고, 모든 학교에서 효행에 관한 교육을 하여 학생들의 성격을 순화하도록하고, 효행에 관한 생활을 실천하는 학생에게는 일정한 이익을 주는 인센티브제도를 두어 학교폭력을 예방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신문 보도가 있었다. 필자도 이 기사를 보고 생각하는 바가 같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이라는 책에서 다가올 제4의 물결은 속도 혁명의 시대이며 이때는 과거 지식은 죽은 지식에 지나지 않게 되고 이 지식에 안주하면 모두가 멸망하게 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오늘날 급속도로 발전하고 변천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자칫 잘못하면 찬란한 우리문화와 전통을 망각하고 장차 우리 국가를 책임질 학생들이 너무 이기적인 행동과 폭력을 일삼고 기성세대들은 이를 방관하고만 있다면 우리 국가 장래를 망칠 수도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이에 필자는 명심보감 효행편에 나오는 글과 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한다.
부혜생아(父兮生我) 하시고 모혜국아(母兮鞠我)하시니
애애부모(哀哀父母)여 생아구로(生我劬勞)셨다
욕보심은(欲報深恩)인데 호천망극(昊天罔極)이로다
아버지는 나를 낳으시고 어머니는 나를 기르시니
아아 애닯도다 부모님이시여 나를 낳아 기르시느라 애쓰셨다
그 은혜를 갚고자하나 하늘처럼 넓고 끝이 없어라
효순은 환생효순자(孝順은 還生孝順子)요
오역은 환생오역아 忤逆(五逆)은 還生忤逆(五逆)我 하나니
효도하고 순한 이는 다시 효도하고 순한 자식을 낳을 것이요
부모에게 거역하는 사람은 또한 거역하는 아들을 낳는다
자왈 부모재(子曰 父母在) 이시거든 불원유(不遠遊)하며 유필유방(遊必有方)이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부모가 살아계시면 멀리 가서 놀지 않으며
노는 것이 반드시 일정한 곳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실은 어렵고 복잡한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직장을 따라 부모님을 고향에 두고 객지로 떠나서 생활하거나 일부 신세대 자녀들은 어버이가 한번만 말을 하여도 잔소리가 많다고 한다. 그러나 어버이들은 자녀들이 여러 번 말을 하여도 싫어하지 아니하고 들어준다. 어린아이의 오줌과 똥의 더러움은 어버이들이 싫어하거나 거리낌이 없지만 자녀들은 늙은 어버이의 눈물과 침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부모를 미워하거나 싫어한다는 사실을 방송이나 신문기사를 통하여 종종 보고 들을 수 있다. 그래도 우리 주변의 대부분의 자녀들이 어버이를 섬기는 미풍 양속이 아직 살아 있다. 따라서 우리들에게는 희망이 있고 우리들의 전통을 이어갈 든든한 후손들이 있다는 것이다.
구정이나 추석이 되면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기 위하여 한손에는 선물꾸러미를, 한손에는 자녀들의 손을 잡고 고향을 찾는 자녀들로 한바탕 교통전쟁을 치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손순(孫順)이 집이 가난하여 그 아내와 더불어 남의 집에 품팔이를 하여 그 어머니를 봉양하였는데 아이가 있어 언제나 어머니가 잡수시는 것을 빼앗는지라 순이 아내에게 말하기를 "아이가 어머니 잡수시는 것을 빼앗으니 아이는 또 얻을 수 있거니와 어머니는 다시 구하기 어렵다"하고 마침내 아이를 업고 귀취산 북쪽 교외로 가서 묻으려고 땅을 봤는데 문득 매우 이상한 석종이 있기에 놀랍고 괴이하게 여겨 시험 삼아 두드려 보니 소리가 멀리 퍼져 사랑스러웠다.
아내가 말하기를 "이 기이한 물건을 얻은 것은 아마 이 아이의 복일 듯하니 땅에 묻는 것을 옳
지 못합니다"하자 손순도 그렇게 생각하여 아이와 종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대들보에 매달고 이것을 쳤다.
임금이 종소리가 맑고 멀리 퍼져 이상함을 듣고 그 사실을 자세히 물어서 알고 말하기를 "옛적에 곽거(郭巨)가 아들을 묻었을 때엔 하늘이 금으로 만든 솥을 주시더니 손순이 아들을 묻자 땅에서 석종이 나왔으니 앞과 뒤가 꼭 맞는다"하고 집 한 채를 주고 해마다 쌀 50석을 주었다.
상덕(尙德)은 흉년이 들고 열병이 유행하는 때를 만나 부모가 굶주리고 병들어 거의 죽게 된지라, 낮이나 밤이나 옷을 벗지 않고 정성을 다하여 위안하였으되 봉양할 것이 없으면 넓적다리 살을 베어 잡수시게 하고 어머니가 종기가 나자 입으로 빨아 곧 낫게 하였다.
임금이 이 소식을 듣고 가상하게 여겨 물건을 하사하기를 매우 후하게 하고 명하여 그 마을에 정려문을 세우게 하고 비석을 세워 이일을 기록하게 하였다.
도씨(都氏)는 집이 가난하였으나 효성이 지극하였다. 숯을 팔아 고기를 사서 어머니의 반찬을
빠짐없이 공양하였다. 하루는 시장에서 늦어 바삐 돌아오는데 솔개가 갑자기 고기를 채 가거늘 도씨가 슬피 울부짖으며 집에 돌아와 보니 솔개가 이미 고기를 집안 뜰에 던져 놓았다.
하루는 어머니가 병이 나서 제철이 아닌 홍시를 찾거늘 도씨가 감나무 숲을 방황하여 날이 저문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호랑이가 있어 여러 번 앞길을 가로막고 타라는 뜻을 표시하였다.
도씨가 호랑이를 타고 백여 리나 되는 산동네에 이르러 인가를 찾아 투숙하였는데 얼마 후 집 주인이 제사밥을 차려 내오는데 홍시가 있었다. 도씨는 기뻐하여 감의 내력을 묻고 또 자신의 뜻을 말하자 대답하여 말하기를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감을 즐기셨으므로 해마다 가을에 감을 200여 개를 골라 굴 안에 감추어 두되 이 5월에 이르면 완전한 것이 7∼8개에 지나지 않았는데 올해는 50개의 완전한 것을 얻었으므로 마음 속에 이상하게 여겼더니 이것은 하늘이 그대의 효성에 감동한 것이다"하고는 20개를 내주었다. 도씨가 사례를 하고 문밖에 나오니 호랑이가 아직도 엎드려 기다리고 있었다. 호랑이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닭이 울었다. 뒤에 어머니가 천명으로 돌아가시자 도씨는 피눈물을 흘렸다. 끝으로 양주동 박사께서 작사하신 어머니의 노래를 소개한다.
1. 낳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실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 하시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 없어라
2. 어려선 안고 업고 얼러 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맘
어머님의 정성은 그지 없어라
3. 사람의 마음 속은 온가지 소원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인간의 그 무엇이 거룩하리오
어머니의 사랑은 그지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