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우리는 쉘 실버스타인의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무조건적 사랑은 올바른 사랑의 방법일까?’에 관하여 찬성과 반대의 입장으로 나뉘어 토론해 보았습니다. 아직 재반론(반론꺾기)과 최종변론 과정이 남았지만, 그전에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친구들의 나머지 토론은 조금 있다가 만나보기로 하겠습니다.
처음 토론할 때 친구들은 “선생님, 저는 중립인데요?” 라고 얘기하거나 “조건 걸어가며 사랑하는 것도 안 좋고, 무조건도 안 좋아요. 뭐든지 ‘적당히’가 좋은거예요.” 라고 말했답니다. 선생님도 ‘적당히’가 좋은 것 같아요. 하지만, 친구들에게 열심히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진짜로’ 양극으로 의견을 나누어 생각하고 말싸움을 하고, 승패를 가려 ‘나무가 좋다, 나쁘다.’ 결정하려는 게 아니라구요.
이런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선생님, 그럼 왜 이런 일로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 거예요?”
■ 먼저 토의(Discussion)와 토론(Debate)를 구별해 볼까요?
토의는 참가자들이 주제에 대한 서로의 지식·정보·의견·경험 등을 나누며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토론은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주장하고 상대방을 반박하여 설득시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일어나는 우리 사회와 생활의 갈등들은 대개 토론으로 시작해서 토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는 방식으로 해결되곤 하지요. 처음에는 입장이 나뉘어 싸우지만 서로의 100% 옳거나 , 또 그른 의견은 없기에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고 양보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 그래서! 토론이 중요한거야!
우선 다양한 재료가 마련되어야 지지고 볶고 요리를 만들어 낼 수 있듯, 다양한 주장들이 논리적으로 마련되어야 우리는 토론과 토의를 통해 더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토론 경험을 통해 내 생각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논리적인 주장으로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것입니다. 또한 상대방의 주장에서 허점을 찾고 반박하며 비판적인 사고도 동시에 기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조금씩 우리가 토론하는 문화에 익숙해진다면 앞으로 여러분이 어른이 되는 그때에는 훨씬 더 합리적이고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될 거예요. 왜 토론~ 토론~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나요?
■ 으악! 재반론과 최종변론을 실을 자리가 없네!
어른들이 흔히 쓰는 인용구를 빌리자면, 오늘은 선생님이 삼천포로 빠져버렸네요. 이왕 길을 잘못 들어섰으니, 이 쪽의 좋은 경치를 끝까지 둘러보고 다음에 진짜 목적지로 향해야겠습니다.
토론을 할 때 자유롭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규칙과 예의를 지키는 것입니다. ‘말꼬리잡기식’이 아닌 주제에 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상대측 주장의 타당한 점은 인정할 줄 아는 정정당당하고 쿨한 사람이 되자구요. 토론에서 이기는 게 목적이 아닌, 토론을 통해 미래를 밝히는 것이 목적임을 늘 잊지 말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