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331m)을 주산으로 앞쪽에 백천이 굽이굽이 흘러내리는 명당에 자리한 한 개(큰 개울의 순수한 우리말)마을은 해묵은 기와집과 울퉁불퉁 자연석을 흙과 섞어 쌓은 돌담이 어울리는 민속마을이다. 경상북도 성주군 월항면 대산리의 성산이씨 집성 전통 마을인 한개마을은 560여년의 문화와 전통이 숨 쉬는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 255호이다. 언뜻 평범한 시골마을의 모습이지만 옛 멋과 자연미가 물씬 풍기며 과학적 비밀을 간직한 곳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된 전통 민속 마을의 전국 6개소(경북 안동시 하회마을, 경북 경주시 양동마을, 제주 서귀포시 성읍민속마을, 강원 고성군 왕곡마을, 충남 아산시 외암마을, , 경북 성주 한개마을)중 하나이다.
한개마을에는 경상북도 문화재로 지정된 건조물과 민속자료 등이 많이 있는데 Y자 형태의 갈림길 지점에 진사댁(進士宅)이 있고, 왼쪽 길로 들어서면 마을에서 가장 오래되었으며 홍문관 교리를 지냈다는 교리댁(校理宅), 사도세자를 애도하는 마음이 서린 북비고택(北扉古宅), 20세기 초 목조 건축인 월곡댁(月谷宅)이 차례대로 나온다. 반대로 오른쪽 길로 접어들면 하회댁(河回宅`), 극와고택(極窩古宅), 이진상이 학문을 닦았던 곳으로 마을 가장 위쪽에 있는 한주고택(寒洲古宅)이 나타난다. 그리고 도동댁(道東宅), 첨경재와 백천건너에는 삼봉서당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자연과 과학과의 만남으로 조화를 이루는 한개마을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다. 배산임수(背山臨水) 전저후고(前低後高)형인 한개마을은 월곡댁 사랑채 마루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면 앞집의 용마루가 눈 아래로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월곡댁의 사랑채에서 안채에 들어가는 길목은 남녀의 공간을 구분한 독특한 구조로 되어있다. 그 당시 남녀유별의 사상에 의하여 남녀의 공간을 별도로 구성하였음은 여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조상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한옥의 온돌은 우리조상들이 만든 독창적인 과학 기술로 매캐한 연기가 없고 방바닥 아래로 불기운이 지나가게 해서 구들장이 덥혀지면 잘 식지 않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우수하며 과학적인 난방법이다. 또한 연기가 마당에 깔려서 해충을 없애주고 이웃을 배려해주는 선비들의 마음이 잘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청마루와 분합문은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다. 대청마루는 마루 밑으로 공기가 잘 통하고 높은 천장으로 더운 공기가 올라가게 하여 더위와 습기를 이기게 한다. 한개마을의 한옥에서 볼 수 있는 분합문은 천장에 매달면 감쪽같이 방이 사라져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고, 분합문을 내려서 닫으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벽이 되는 것이다. 온돌과 마루로 냉난방시설이 만난 한옥, 개방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과학적 우수성을 한개마을에서 느껴보자.
도움말씀 이덕주 전교장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