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스레 그대가 그리운 날
바람길 따라 느닷없이
도시 지하역에 닿았다
방향감각이라곤 전혀 알 수 없는
아마존 정글 속 같은 지하로
중앙로 ↑
시청 →
o o 백화점 ↙
o o 시장 ↓……
길 안내표 의지하여
가까스로 지상으로 나왔다
별들은 시골로 모이고
사람들은 도시로만 몰리는가보다
동양 어느 후진국에서
온 듯한 내 몰골
알아들을 수 없는 이국어
불현듯 소나기구름처럼
밀려오는 외로움
지하로나 지상
그 어느 곳에도
그대에게로 향하는 길
안내 표시는 없어
길은 있어도 길은 없고
숱한 사람들 무리 속에
그대 모습만 보이지 않아
미아처럼 진종일 거리, 거리를
헤매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