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6월이 되면 국립현충원과 북쪽의 DMZ(비무장지대)를 연중행사로 가게 됩니다. 현충원은 나라를 위해 고귀한 넋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고 비무장지대는 계곡 계곡마다 6월의 녹음 속에 죽음 같은 고요한 정적이 지금도 흐르고 있습니다.
아! 저기엔 이름도 없이 죽어간 수많은 젊은이들의 원혼이 서성이고 있으며, 6월의 온갖 회한과 상흔을 안고 있는 DMZ는 말이 없으며 6월의 호국보훈의 달에는 1972년 교양국어시간에 암기했던 모윤숙의 시(詩)를 낭송해 봅니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중에서
-모윤숙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 (중략)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자루
머리엔 깨지지 않을 철모가 씌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비겁하지 않았노라
……………… (중략)
바람이여! 저 이름 모를 새들이여!
그대들이 지나는 어느 길 위에서나
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 다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고
저 가볍게 날으는 봄나라 새여
혹시 네가 날으는 어느 창가에서
내 사랑하는 소녀를 만나거든
나를 그리워 울지 말고 거룩한 조국을 위해
울어 달라 일러다오
……………… (중략)
먼저 조국을 위해 신명을 다 바쳐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해마다 맞는 호국보훈의 달이지만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나라와 겨레의 의미가 절실하게 가슴에 와 닿습니다.
아름다운 대한민국!
어떻게 지켜온 조국이며, 어떤 희생을 안으며 지켜온 우리의 산하입니까? 1950년 6월 25일 미명 북한의 불법남침으로 일어난 골육상잔의 비극은 400여만 명의 인명 살상과 1천여만 명의 이산가족, 그리고 230억불로 추산되는 전 국토 재산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국군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민족의 평화를 위하여 유엔군과 더불어 목숨을 바쳐 싸웠으며 3년1개월의 전쟁은 1953년 7월 정전협정으로 휴전을 맞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6.25전쟁으로 동족상잔의 비극과 국토는 폐허가 된 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맥아더 장군은 `서울이 옛 모습을 찾으려면 100년이 걸릴 것`이라고 했고 영국의 더타임지도 `쓰레기통에서는 장미가 피지 않는다`며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 뒤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병기는 황폐한 땅을 일구는 농기구가 되고, 포연은 공장의 굴뚝연기로 변하고, 포성은 사랑의 종소리로 바뀌어 이 땅에 경제발전과 평화의 기틀을 마련하였습니다. 우리는 불과 60여년 만에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민주주의는 꽃을 피우는 것은 결코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순국선열과 호국용사의 희생이 없었다면 우리의 것이 될 수 없는 풍요이고 평화입니다. 그러나 작금에 국회에 입성한 어느 국회의원들은 6.25를 북한의 남침이라 말하지 않고 북침이라고 주장하고, 공공행사시 애국가를 부르지 않으며,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임을 부정하는 종북 세력이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국가기밀 열람권을 갖고 있으며 이들이 국가기밀을 북한과 공유한다면 국가비상사태와 다름없습니다. 대한민국의 민주질서와 국기를 어지럽히는 세력은 마땅히 응징하여야 합니다. 평화는 그저 주는 것이 아니며 생명과 피로써 지킬 의지가 있는 국민에만 허용된다는 진리를 되새겨야 합니다. 독일의 전략가 클라우제비츠는 "평화를 원하거든 항시 전쟁에 대비하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오직 튼튼한 방위력을 갖추어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고 통일을 위한 안보태세를 더욱 확고히 하여 더 큰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모두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자랑스러운 조국을 후손에 물려주도록 호국보훈의 달, 6월에 다 함께 다짐하고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