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빠홈이라는 농부는 넓은 땅을 소유하는 것이 꿈이었다. "땅만 넉넉하게 있으면 악마도 무섭지 않다"라고 소리쳤다. 악마가 이 소리를 듣고 귀가 번쩍 뜨였다. "어디 두고 보자!" 어느 날 빠홈의 집에 빠쉬끼르 지방에서 온 한 상인이 함께 식사를 하면서 그 지방에서는 일천 루우블만 있으면 기름진 땅을 얼마든지 살 수 있다고 했다. 빠홈은 이 말에 귀가 솔깃하여 논밭을 다 팔아 가지고 빠쉬끼르로 떠났다.
그곳 촌장을 찾아가서 인사를 마친 후에 제일 좋은 옷을 꺼내 선사를 하고는 사정 이야기를 했다. 촌장은 말했다. "땅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땅 값은 하루 땅 일천 루우블로 정해져 있습니다. 당신이 희망하는 곳에 가서, 거기서 출발하여 한 바퀴 빙 돌아 오십시오. 생각되는 곳곳에 괭이로 구멍을 파서 표시해 두고 오면 그 범위 내의 토지는 당신의 것이 됩니다. 단, 해가 지기 전에 출발점으로 되돌아와야 합니다."
빠홈은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 "될 수 있는 대로 널리 한 바퀴 돌아야지!" 흥분해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새벽 일찍 괭이를 들고 머슴과 함께 약속된 초원으로 갔다. 빠홈의 눈에는 광채가 났다. 촌장이 여우가죽 모자를 땅바닥에 벗어 놓으면서 "자, 여기서부터 출발하십시오"라고 했다. 해가 뜨자 빠홈은 괭이를 메고 출발했다. 날씨가 몹시 더워 웃통을 벗고 길을 걸었다. 하루의 5분의 1이 지났는데도 "앞으로 15리쯤 더 가서 왼쪽으로 돌아야지" 생각하고 구두를 벗어 들었다. "이제 왼쪽으로 돌자"하면서 그는 큰 구멍을 파고 잔디를 심었다.
그는 그때부터 더욱 빨리 걸었다. 더위가 심하고 눈이 아물거렸다.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군, 빨리 돌아가야지!" 그는 뛰기 시작했다. "아, 너무 욕심을 부렸군!" 가슴이 방망이질을 했다. 그러나 멈출 수는 없었다. 무작정 뛰었다. 해는 지평선에 가라앉으려고 했다. 언덕 위에는 아직 해가 지지 않고 있어 사람들이 "빨리! 빨리!"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빠홈은 죽을 힘을 다해서 언덕 위로 뛰어 올라갔다. 촌장의 모자에 그의 손이 닿았다. "아, 만세!" 촌장이 선언했다. "기름진 땅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는 피가 마구 쏟아지고 있었다. 그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머슴은 주인이 들고 온 괭이로 그를 매장할 수 있는 큼직한 구덩이를 팠다. 그리고 주인을 고이 눕혔다.
톨스토이의 단편 `인간에게 땅이 꼭 필요한가`의 이야기다. 인간의 그칠 줄 모르는 욕심의 일면에 깃들인 비극을 경고하고 있다.
욕심은 사람을 죽이는 독이다. 남을 죽이는 독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죽이는 독이다. 그래서 성경에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는다"(야고보서 1:15), "탐욕을 미워하는 자는 장수한다"(잠언 15:27)고 했다. 불교에 `겁화(劫火)라는 말이 있다. 불에 의하여 세상이 파괴되는 것을 말하는데, 청청도론(淸淨道論)에 따르면 탐욕이 치성하면 겁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성에 차지 않는 욕망보다 더한 재난은 없다(禍莫大於不知足: 老子). 탐욕은 눈을 멀게 하고 영혼을 잠들게 한다. 탐욕은 모든 것을 얻으려 하다가 모든 것을 잃게 만든다.
보스턴에 유명한 보석 도둑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아서 베리(Arthur Berry)였다. 경찰은 오랫동안 그를 체포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가 상류 사교계의 부호 신사였고 전문적 도둑이어서 감을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그는 잘 아는 귀부인의 아파트에 침입했다가 수위에게 발각되었다. 세 방의 권총을 맞고 2층 창문에서 떨어졌으나 죽음은 간신히 면했다. 그가 20년을 옥살이하고 나왔을 때는 머리가 하얀 60대 중반이었다.
그의 특집 기사를 맡은 보스턴 신문의 기자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주로 어떤 사람의 보석을 훔쳤습니까?" 베리는 한참동안 생각에 잠기더니 "주로 아서 베리를 도둑질했습니다.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많았습니다. 기계 종류는 조금만 들여다보면 다 고칠 수 있었습니다. 손재주가 있어 피아노도 능숙하고, 언변이 좋아 친구도 많았고, 발이 빨라 운동 선수였으며, 잘 생겨서 여자들에게 접근하기도 쉬웠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장점을 도둑질에 활용했으니 남의 것을 훔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훔친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주신 좋은 선물을 탐심을 채우는 데 허비했기 때문에 허무한 백발을 맞이했던 것이다.
지금 대통령의 정치 멘토니, 측근 권력자니, ○○은행 회장이니 하는 사람들이 그 좋은 머리 가지고 재물에 과욕을 부리다가 줄줄이 구속되었다. 탐욕은 인간의 정신을 천하게 만든다. 큰 집이 천 칸이라도 밤에 자는 자리는 여덟자밖에 안 된다(大廈千間夜臥八尺)고 했는데, 그들이 당나라 시인 백거이의 시 `감흥`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였어야 했다. "명예는 여러 사람의 것이니 많이 취하지 말고, 이득은 내 몸의 재앙이니 적당히 탐하여라. 사람은 표주박과 달라서 안 먹을 수 없지만, 대강 배가 부르면 수저를 놓아야 하느니라(名爲公器無多取 利是身災合少求 雖異匏瓜難不食 大都食足早宜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