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산중턱에서 산 아래 바라보면 거대한 배는 먹빛 바다 속으로 어느덧 빨강 초록 네온불 발 아래 세속은 저리도 화려한 빛 달빛조차 거부하는 오솔길엔 솔바람도 잠들었고 법당의 예불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산 속 세상은 무덤 안처럼 고요하다 진흙탕 속 흐느적대는 육신 언제나 산중을 갈망하면서도 세속의 연 잊지 못하는 행자승 같이 밤마다 고뇌는 이슬로 내려 풀잎에 방울방울 맺히고 산위에서도 산 아랫마을 불빛 그리운 마음 시름시름 병들어 간다 어둠이 실날 같은 오솔길마저 삼키도록 미타찰*에 온 듯 바위에 걸터앉아 명멸하는 저 도시 아련한 불빛 말없이 바라본다 정녕 그대는 이 저녁 어느 불빛 속에서 빛나고 있나 * 미타찰- 환생하는 땅(불교용어)
최종편집:2025-05-23 오전 10:3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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