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약 800년 전에 21세기와 같이 살아간 사람들이 있다. 바로 몽골 초원에서 살았던 칭기스칸이다. 그는 나무도 없는 황무지를 떠돌아 다니는 유목민이었다. 그래서 그는 글을 몰랐다. 기약할 수 없는 이동과 끊임없는 전쟁, 잔인한 약탈이 그가 배울 수 있는 세상일의 전부였다. 절망조차 허락하지 않는 그 현실을 칭기스칸은 극복해 냈다. 그는 국내의 내분을 극복하고 몽골을 통일한 다음, 바깥세상으로 달려 칭기스칸시대에 정복한 땅은 777만㎢로 알렉산더 대왕과 나폴레옹과 히틀러, 세 정복자가 차지한 땅을 합친 것보다 더 넓다. 동쪽으로 고려에서부터 서쪽은 헝가리, 북쪽은 시베리아로부터 남쪽은 베트남 근방과 지금의 중동까지 광대한 제국을 건설했다. 인류 역사상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의 출현이다. 그들의 성공 비결은 여려 가지가 있지만 전술 전략적으로 기동성이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세계 정복에 나선 몽골 유목민들은 사람 수를 당장 늘릴 수는 없지만 속도는 늘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리나 돼지는 소나 말과 달리 사람의 손길이 많이 가는 동물들이다. 그래서 그런 동물들은 아예 사육하지 않았다. 몸에도 꼭 필요한 것만 지니고 다녔다.  그들은 말의 가축화를 이뤄 냈다. 그들이 키운 말들을 이용해 보병과 보급선을 두지 않는 간편한 기병체제를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놀라운 행군 속도와 신속한 명령체제를 창출해 농경 정착문명의 군대를 제압했다. 칭기스칸군대는 군사 장비도 경량화 해 속도를 늘렸다. 당시 유럽군대는 갑옷과 무기의 무게는 70kg이었지만 칭기스칸군대는 7kg밖에 되지 않았다. 유럽 병사들은 영화에서 보듯 철갑통으로 된 갑옷을 입었다. 외관은 그럴싸할지 몰라도 기동성은 당연히 떨어진다. 그들의 동작은 느리고 팔의 움직임은 자유롭지 못했다. 그래서 긴 창을 가지고 다녔고, 정면만을 향해 돌진하며 싸우는 수밖에 없었다. 몽골군대는 갑옷 대신, 옷 속에 얇은 철사로 된 스프링을 넣고 다녔다. 몸이 가벼울 뿐만 아니라 화살도 웬만큼 튕겨 내는 갑옷의 효과를 냈다. 칭기스칸은 성을 쌓고 안주하는 자는 망할 것이니 나의 후손들은 부디 말안장 위에서 생을 마치라고 했다.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한 칭기스칸군대는 말을 타고 먼 거리를 이동하며 전쟁을 벌였다. 몽골군은 한 병사 당 6마리의 말을 끌고 다녔는데 기동력이 약해지면 다른 말로 바꿔 타고 이동했다. 식사는 말을 달리며 육포(보르츠)를 먹으면서 최소한 식사시간과 보급품을 가볍게 하면서 신출귀몰하게 움직였다. 이렇게 전쟁을 수행하다 식량이 떨어지면 말을 잡아 육포로 만들어 먹었는데 말 안장 밑에 말고기를 보관해 적당하게 숙성되고 납작해지면 꺼내 말 위에서 바로 식사 했다. 즉 요즈음 전투식량이다. 말 한 마리 말린 육포는 병사 한명의 1년 식량이다. 군의 상징인 건빵은 처음에는 비스킷으로 보급되었는데 밀가루 반죽에 소금을 약간 넣고, 수분이 없는 상태로 만든 비스킷은 밀가루로 만든 벽돌과 같아 얼마나 딱딱한지 이가 부러지는 일도 있었다. 이 비스킷은 미국의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건빵이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그런데 우리의 식사는 삼겹살에 상추, 고추장, 마늘에 젓갈까지 챙겨야 하고 국물도 필요하니 식사 준비시간이 오래 걸리고 기동성과는 거리가 멀다.  초강대국 미국도 걸프전 시 몇 달 동안 사전준비를 하고 보급품은 항공기와 선박으로 동원됐다. 몽골군대는 육포와 같은 전투식량을 이용하고 부족한 보급품은 현지에서 조달하여 기동성 향상에는 전투장비와 식량 보급품은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기동성은 우리가 좋아하는 축구에서도 알 수 있다.  왜 한국 축구가 강할까.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북한은 1966년에 세계 8강에, 남한은 2002년에 세계 4강에 올랐다. 아시아에서는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성적을 우리 한국만이 했다. 확실히 우리에겐 뭔가 있다. 그게 뭘까.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자 세계는 경악했다. 동방에서 달려온 작은 전사들이라고 했다. 그때 북한의 무기는 스피드였다. 2002년도 남한도 이탈리아를 꺾었다. 그 무기 역시 기동성 축구였다. 36년 시차에도 무기는 바뀌지 않았다. 세계인 눈에 비친 우리 축구의 특징은 빠른 기동성 축구이다. 그건 단순히 몸놀림이 민첩함을 뜻하는 것만 아니고 선천적인지도 모른다. 전쟁이나 축구뿐만 아니라 생존경쟁에서도 속도의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성공 비결이다. 우리는 몽골 유목민들과 같은 피가 흐른다. 그들은 피눈물로 신바람으로 말을 타고 누구도 이루지 못한 유라시아 대통합을 달성했듯이 우리 대한민국도 5대양 6대주 세계 방방곡곡에서 1등 전자제품 휴대폰과 자동차와 k팝 한류를 환호하고 있다. 우리는 가슴으로 눈으로 맥박으로 21세기 생존전략을 우리 심장과 핏줄에 새기며 긍지를 가지고 밀레니엄맨의 칭기스칸의 편지라는 내용을 인용해 본다.  한국의 젊은이들아!  집안이 나쁘다고 탓하지 말라  나는 어려서 아버지를 잃고 고향에서 쫓겨났다  가난하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들쥐를 잡아먹으며 연명했고 내가 살던 땅  에서는 시든 나무마다 비린내만 났다  작은 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탓하지 말라  내가 세계를 정복하는 데 동원한 몽골 병사는  적들의 100분의 1, 200분의 1에 불과했다  나는 배운 게 없어 내 이름도 쓸 줄 몰랐지만  남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  그런 내 귀는 나를 현명하게 가르쳤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안에 있다  나 자신을 극복하자  나는 칭기스칸이 됐다
최종편집:2025-05-23 오전 10:4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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