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거처 앞
하늘 향해 제멋대로 뻗은
감나무 가지 붉은 감들
푸른 하늘 아래 깊은 사념에 잠겨있다
옆 대밭에서
내 그리움만큼이나 긴
대나무 잘라 와도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못하는 가지 끝
닿을 수 없는 것에
닿으려는 어리석음
그리운 것은 언제나
아슬한 가지 끝에 걸려있다
아득해서 그리운 것인가
그리워서 아득한 것인가
그냥 두면 까치밥 되는
나무 위의 감
그냥 두면 병이 되고 말
가슴 속의 감
나무 위의 감
쳐다만 보며 우두커니
우두커니 서 있는
가을날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