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같으면 외국에 가 있는 유학생과 한국에 있는 부모와 가족들 사이에는 하루가 멀다고 국제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곤 할 것이다. 안부 정도가 아니라 하루 동안에 어떤 일을 어떻게 처리하면서 지냈는가를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날 우리가 유학을 하던 1960년대 초반에 미국에 가 있던 유학생들이 한국과 국제통화를 하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미국은 전자식 다이얼이었지만 한국은 아날로그식 전화여서 교환을 통해서 신청한 국제전화가 연결이 되어도 "여보세요"만 하다가 끝나기 일쑤였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는 지금처럼 가가호호에 전화가 다 보급되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 후 전화 보급 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전화 대수는 늘어났지만 통화기법이 매우 낙후하였다. 우체국 교환을 통해 시외전화나 국제전화를 신청하면 심한 경우에는 그 다음 날 전화가 연결되는 경우도 있었다.  통화료가 비싼 것도 또 다른 문제였다. 내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에 특히 1970년대부터는 다소 통화사정이 좋아졌지만 3분 통화료가 그때 돈으로 15,000원이나 되었다. 요즈음 한국과 미국 사이 통화료가 1분에 겨우 몇 백 원밖에 안 되는, 그것도 인터넷 국제전화는 무료로 연결되는 이런 상황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더욱이 교환을 통해서 전화 연결을 받는 일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세상이 달라져도 너무 많이 달라졌다.  유학시절 전 기간을 통하여 가족들과 국제전화 한 통화 걸어보지 못한 그 시절 유학생들의 고생을 지금 사람들이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이 무슨 자랑은 아니지만 우리 세대는 남이 하지 않는 그런 고생을 도맡아 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2006. 9. 10).
최종편집:2025-07-08 오후 04: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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