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
패트롤카가 경보음을 울리면서 확성기로 불법주차 차량번호를 불러가며
차 빼라고 종용한다. 운전자들은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잠시 뒤
패트롤카가 사라지면 그 자리는 또 주차장이 된다. 그 꼴이 꼭 쫓겨났다
달려드는 파리 떼 같다.
도로 좌우 측 불법주차 때문에 왕복 2차선도로가 교행이 안 되는 곳도
여러 곳 있으며, 대구에서 진입하는 차량은 갑자기 로폭이 줄어드는 데다
불법주차까지 해 사고위험도 크다. 특히 해질녘부터는 더욱 심해 잦은
접촉사고와 시시비비가 끊이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외지 방문객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읍내 진입을 꺼리는 정도이다.
성주읍내 차량 혼잡 정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찰이 단속에
나서기도 했으며, 군청에서 단속원을 운용하기도 한다. 그런데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한마디로 법 적용이 물러 터졌고 시민의식이 실종됐기 때문이다.
주차단속원들은 다 아는 동네 어른, 형님, 친구, 동생들이어서 야박하게
범칙금 물리기가 쉽지 않으니 효과적인 단속은 애초부터 기대하기 어렵다.
경찰 강력단속 방침도 이래저래 별무효과를 보이고 있는 판에 오죽하랴.
주민의식도 큰 문제다. 남의 불편이나 교통흐름은 아랑곳하지 않고
아무데나, 아무렇게나 마구잡이 주차하기 일쑤다.
그나마 상가에 일을 보기 위한 잠깐 주·정차는 경기문제도 있고 하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장시간 주차하거나 아예 도로변을 자기
주차장쯤으로 여기고 상시 주차하는 파렴치한도 부지기수다.
그들도 대구 등 도심에 가서 이런 식의 주차는 꿈도 꾸지 않을 것이다.
어째서 도심에서 안 하는 행위를 성주에서는 해도 된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사태가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관계기관의 책임이 크다. 주차장을 확보해
장시간 주차차량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관련법과 규정을
강력하게 실천해 준법의식을 확립하는 것이 급선무다.
주차요금제를 시행하던지, 일정시간 이상 불법 주차하는 차량은 무조건
견인하는 등의 강력한 법 적용이 그래서 필요하다.
질서는 약간 불편한 듯 싶지만 결국에는 만인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준다.
줄서기도 잘하고 염치도 있는 성주인이 주차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할
공동체가 아니라고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