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예산안 편성이 확정됐다. 의결된 예산안을 보면 군민복리 증진을 위한 예산의 효율성 제고에 심사숙고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정치꾼은 다음 선거에 골몰하고 올바른 정치가는 다음 세대를 생각한다」라는 경구를 떠올릴 만한 일말의 아쉬움을 느낀다.
예산은 살림살이의 방향을 정하고, 규모와 짜임새가 제 모양을 갖추도록 하는 지침이자 투자계획이다. 투자는 미래성장동력을 찾는데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상식이다.
새해 예산안의 각종 사업비는 하천정비, 농축산자재지원, 쉼터나 공원조성, 마을길 포장, 연구용역비 등에 집중되고 있어 미래성장동력을 찾는 투자와는 거리가 있다. 또 운영유지비(고정비)는 심의여부를 의심할 정도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주변여건 변화추세에 걸맞은 구상이나 기업지원을 간과한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고속도로 개통이나 혁신도시건설, 고속철 역사 건립 등은 지역발전의 청신호로 여겨진다. 배후도시나 협력업체 입주 등에 필요한 기반구축은 꼭 필요하며, 이를 예산에 반영할 여지가 있었으나 어디에서도 찾기 어렵다.
사회발전과 인구증가에 기업 공헌도는 매우 크다. 우리 지역에도 4백 개 이상의 중소기업 및 자영업체가 연간 생산 4천6백억 원, 수출 3천6백만 불, 약 4천3백 개 이상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따져보면 참외산업 보다 훨씬 중요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에 대한 직·간접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 공무원 조직을 살펴봐도 농업분야는 50여명 이상 종사하고 산업분야는 15명에 불과하다. 이래서야 이들의 사기가 오르겠는가.
이들의 생산활동 지원은 상승작용을 일으켜 또 다른 기업유치가 용이하고 일자리가 늘어나 인구증가도 가능하다. 어느 출향인이 왜 우리를 「우물 안의 개구리」라고 질타했는지 이해가 된다.
어차피 내년 예산안은 확정됐고 또 그럭저럭 살림살이는 꾸려질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늘 평가와 책임이 따른다. 차기에라도 무엇이 우리 다음 세대의 미래를 기약할 동인인지 잘 구별할 혜안을 가진 집행부와 의회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