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대통령선거가 공식 선거운동이 진행되면서 점차 국민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역대 대선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은 군소 후보가 출사표
를 던지고 있으나 이번 대선이 확실한 양강구도로 재편되면서 한나라
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일거수일투족
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노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서울과 울
산 부산 대전 수원 등지에서 거리유세와 정책발표 등을 가지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두 후보의 기선 잡기가 치열해 질수록 선
거전은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고, 표심도 선택을 고심하게 될 수밖에
없다.
이 후보의 부패정권 청산논리와 노 후보의 낡은 정치 청산논리가 선거
전 초반부터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도 이·노 후보가
내건 슬로건에는 ‘나라다운 나라’ ‘새로운 대한민국’ 등 후보와
당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려는 구호들이 무수히 많다. 이 같은 구호
들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결코 낮은 것이 아니다. 후보들의 성향
과 비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전략에 의해
유권자가 꼭 알아야 할 것 중 묻혀진 것들이 너무 많다. 이념과 정책,
노선 등 가장 중요한 쟁점들이 선거과정에서 검증되고, 선택의 자료로
활용돼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같은 현상은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단순·명쾌한 구호로 가야 한다
는 선거전략에서 비롯됐다고 하겠다. 따라서 후보들의 선거전략에 말
려들지 말고 그들이 제시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를 꼼
꼼히 비교해 보고 선택하는 것은 전적으로 유권자인 국민의 몫이다.
언론매체의 후보공약 비교와 가정으로 배달될 선거공보 등을 놓고 공
부하는 자세로 후보들을 살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대통령제는 ‘제왕
적 대통령’이란 비아냥거림을 받을 정도로 대통령의 권한이 막강하
다. 그만큼 올바른 선택을 위한 국민적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TV토론
에서도 후보간 차별을 발견하여야 한다. 현란하고 자극적인 구호나 언
행으로 후보를 선택하는 잘못을 바로잡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