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로 인한 사상 최악의 수해가 있은 지 2주일이 지난 지금
응급복구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럽기 짝이 없다.
성주지역도 두절된 도로가 임시로 이어지고 그 동안 끊겼던 전기와 통신도
공급이 재개된 바 있다. 식수와 비상식량에서 아사직전의 가축사료에 이르기까지
등짐으로 혹은 맨손으로 재해대책 공무원들의 노고는 참으로 컸다.
또한 주말을 맞아 고향을 떠나있는 출향인들과 군부대 전,의경 등의
자원봉사의 노력으로 수마가 할퀴고 간 아픈 상처가 점차 치유되고 있지만
아직도 골고루 손길이 닿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이 남아 있다.
현재 수해 복구는 자원봉사자와 의연금 모금 등으로 대표되는
민간 주도와 정부 주도 등 두 갈래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민간이 주도하는 것이었든,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었든
수해 현장에서는 일사불란하게 조화되어야만 비로소 효과가 있다.
그러나 현재 복구의 한계는 피해집계와 임기응변적인 땜질식 복구가
대부분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예산의 뒷받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복구, 구호 활동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수해 현장에서 함께 땀을 흘리고 있고, 각계의 의연금 또한 그치지 않고 있다.
현지 행정기관이나 관계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여
민간의 자원봉사 활동과 의연금으로 추경예산이 조달될 때까지의
과도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다.
태풍 루사가 비록 A급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피해를 키운 감이 없지 않다. 이러한 안일한 자세는 해마다 수해와 복구를
악순환 시키는 병폐의 온상으로 지적되고 있으나
크게 개선되었다고는 볼 수가 없다.
200여명의 인명 피해와 5조4696억 원의 재산피해를 낸 이번 태풍을
교훈 삼아 과거의 안일한 형태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자면 우선
피해복구작업의 체계화부터 서둘러 효율을 극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