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다가왔다.
군민이 직접 선출한 단체장과 군의원에 대한 그 동안의 평가와 활동내용을 분석하여
50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 대비한 냉엄한 판단과 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의 간섭과 통제를 배제하여 지방의 문제를 그 지역 주민의 자율적인 의지와 역량에 따라 해결하도록 하는 제도이지만, 현실적으로는 빈 껍데기에 불과할 만큼 지방자치의 자율성이 아직은 미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이따금 언론에 보도되는 지방정치 관계자들의 부정과 비리, 운영의 시행착오로 인한 낭비와 부작용도 또한 많아 지방자치에 대한 지역주민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그러나 지방자치제를 통한 주민직선은 주권자인 국민들이 자기 지역의 권익에 대한 이해와 정치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에 눈을 뜨게 하는 등 지난 10년간의 지방자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다져나가는데 나름대로의 공헌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지방자치제도는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고 따라서 현실에 맞게 보완 발전시켜 나가야 할 책임이 있다.
성주군이 자치단체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 발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또한 군의회에 대해서도 적절한 의정활동에 대한 감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즉 성주군의회는 성주군과 군민을 연결하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군의회가 본연의 역할을 잘 하기 위해서는 주민이 감시자가 되어 성주군의회가 군민이 원하는 대로 일을 하고 군민의 뜻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지를 주시해야 한다.
군민들이 군의원을 뽑아놓고 자기가 뽑은 군의원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각 의원들이 어떻게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갖지 않으면 성주군의회는 제 역할을 게을리 하고 주민의 이익을 반영하기는커녕 주민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일을 처리할 수도 있다. 군의회에 대해 주민들의 관심이 클 때 의회는 주민의 뜻대로 일을 열심히 하게 되고 의원들의 몸가짐과 생각이 달라지게 된다.
그런데 이런 감시활동은 지역주민 개개인이 할 수 없기 때문에 의정활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모니터그룹을 조직하여 집단으로 감시활동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지방의회가 유명무실해지지 않고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참여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에서 의정모니터활동은 지방정치에 대한 주민의 참여방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주민의 권리인 동시에 책임인 것이다.
모니터란 주로 언론매체들이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 인상 등을 분석 평가하여 보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데서 유래되었다. 방송내용의 질과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청자들로부터 생생한 의견을 들어 방송에 반영할 필요가 있어서 방송모니터가 시작된 것이다.
의회 모니터에는 양면성이 있다. 즉 의회가 중심이 되어 입법적 통제를 위해 행정부의 행정 행위 등을 감시하고 통제하는 활동이 있고, 의원들의 입법활동을 포함한 의정활동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감시하고 통제하는 활동이 있는데 의회 모니터라 하면 주로 의원을 대상으로 감시활동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나라에서 의회 모니터 활동이 시작된 것은 1991년 지방선거 직후 조직된 부천 YMCA 의정감시단이다. 이들은 주부들의 힘으로 지방의회를 키우고 지키겠다는 결의를 갖고 조직된 것으로 여성들의 지방의회 활동의 첫 걸음이 되었다. 그후 한국 여성민우회를 비롯하여 한국여성유권자연맹, YWCA, 광주여성회, 대구여성회, 부산여성회 등에서 의정감시활동을 하고 있다.
성주군의 경우 열악한 조건하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여러 여성단체들이 있지만 아쉽게도 의정모니터활동에 초점을 맞춘 여성단체가 아직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21세기에는 여성능력의 개발과 활용이 국가경쟁을 좌우하게 됨을 생각할 때 의회 모니터의 활성화를 통해 지방의회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여성들이 담당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모니터활동은 지방자치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반드시 해야할 정치참여의 좋은 방법이지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어려운 점이 있다. 또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후에도 몇 번의 실습을 가져야 할만큼 의회방청을 하면 생소한 행정용어들과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큰 숫자에 당황하게 된다. 그리고 활동의 성과가 금방 드러나지 않는데서 오는 의욕상실의 우려가 있다.
이러한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의정 감시단의 활동은 직업을 갖고 출근을 해야하는 남성들보다는 지역생활을 맡아 하는 가정주부에게 적격이기 때문에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의정 감시단 활동을 활성화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나 여성의 정치참여를 위해서 절대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의회모니터는 날카롭게 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의회와 원치 않는 관계가 될 수 있다. 의회모니터 활동의 목적이 주민참여에 의한 지역공동체 활성화이기 때문에 의회와 원만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주민의 이익을 반영시켜야한다. 의회에 협조를 얻기 위해 잘 보이려고 할 필요도 없지만 너무 '감시'에 초점을 맞추다보면 의회와 불필요한 갈등이 생길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활동의 방향은 객관적이고 공정해야 하며 모니터 과정 및 결과의 공개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어야겠다. 개인의 주관적인 정서나 특정집단, 또는 특정정당에 치우치지 않는 정치적 중립자세도 또한 중요한 요소이다.
모니터 활동은 일회적이거나 일시적인 활동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단기적이거나 1회성으로 했을 경우 의원 개개인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하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의회에 대한 압력단체로서의 역할도 기대하기 힘들다.
지방자치의 수준은 지역주민의 수준이며 좋은 주민이 좋은 정부를 만들어낸다. 21세기 생활정치 시대를 여성유권자의 손으로 바꿔나가야 된다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더 많은 성주의 여성들이 참여하고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