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의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착수했다.
위원장에 선임된 정영길 의원이 “내년도 예산이 금년에 비해 10.7% 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나 의존수입이 79%에 달하는 만큼 불요불급한 행사, 낭비성 예산, 투자의 타당성과 효율성, 우선순위 등을 면밀히 따져 혈세의 낭비를 막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정말 정곡을 찌른 당당한 각오이며, 당연히 그렇게 돼야 한다. 최근 위정자들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용어를 자주 쓴다. 해야할 많은 일들 중 가용자원을 고려해 최고의 방안을 식별하고, 선택된 방안이 올바르게 이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일 게다. 예산심의도 예외가 아니다.
통상 예산 규모는 적고 해야할 일들은 산더미 같이 많다. 그러다 보니 예산은 소액사업으로 갈기갈기 찢어지기 일쑤고 여기에다 선심성 사업까지 더해지면 그 상태는 더욱 심해져 예산편성의 핵심이 무엇인지 조차 알기 어렵게 된다.
또 경상(고정)경비와 부서이기 등으로 인한 낭비성 예산이 수두룩해도 손도 못 댄다. 순세계잉여금이나 보조금, 기부금, 이월금 같은 항목의 숨은 의도가 무엇인지 찾아내지도 못하는 실정이다.
심지어 타지역 일부 군의원들은 자기 지역구 표심 관리를 위해 예산반영 해달라고 생떼를 쓰거나 빅딜까지 이루어지는 한심한 작태도 보인다고 한다.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면 ‘선택과 집중’은 물 건너 간 것이나 다름없다. 당해연도 예산으로 한해 그럭저럭 사는 모양새니 희망이라고는 찾기 어렵다.
군의원들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군민의 혈세를 어떻게 하면 성장동력을 찾고 세수확대가 가능한 곳에 투입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예산편성시 감액을 고려해 부풀려 올린다고도 하니 하다 못해 이런 부분만이라도 찾아내자. 10% 예산절감은 마음만 먹으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10%면 1백90억에 상당하는 액수니 유용한 수익사업을 벌일 수도 있는 돈이다.
군민들은 원한다. 민의를 대변하는 군의원들이 예산만 축내는 소비재(消費財)가 아니라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는 생산재(生産財)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