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에 다단계 판매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다단계 판매의 위험성을 수차 경고한 바 있으나 도저히 먹혀들지 않고 있으니 이해하기 어렵다.
투자는 흔히 폰지 게임의 속성이 강하다고 한다. 미국의 카를로 폰지가 일으킨 금융피라미드 사건에서 연루된 용어다. 1920년 카를로 폰지는 자신에게 돈을 맡기면 45일 만에 50%의 수익을 보장한다면서 사람들을 유혹했다. 그가 밝힌 계획은 외국의 채권을 싼값에 사서 미국에다 더 높은 가격으로 팔아 그 수익을 배분한다는 것이었다. 그 계획은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그럴 듯 해 보였다.
그가 체포될 때까지 모은 돈은 8백만 달러. 약 90년 전의 일이니 엄청난 돈이다. 그 가운데 채권을 사들였던 금액은 고작 61달러에 불과했다. 그는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수익으로 지급했던 것이다.
결국 폰지 게임이란 투자한 금액보다 더 큰 수익이 나야 배분이 가능하다는 구조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폰지 구조가 모든 투자행위에 적용되며, 특히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다단계 판매에 있어서는 투자금액보다 몇 갑절 이익을 가져다 주는 최고의 폰지 구조가 필요하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판매하고 대여하는 물품들의 원가와 비용을 제하고 나면 유통마진은 고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 도깨비 방망이라도 가지고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결국 카를로 폰지의 수법으로 유혹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단기간에 고수익을 보장해 준다는 말을 믿는 순진한 사람은 언제고 있다. 잊을 만하면 터져 나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내 이웃이 이런 어리석음에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이 아쉽고 서글프다. 더욱이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인사들까지 기를 쓰고 달려들어 어리석은 이들을 부추기는 듯해 한심스럽기까지 하다.
경제가 어려우면 한탕주의가 더욱 기승을 부린다고 하니 일면 이해되는 점도 있지만 사회문제로 비화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는 더욱 피폐해 질 것이다.
그저 이 아슬아슬한 폰지 게임이 탈 없이 우리사회를 비켜가기만을 고대하는 맘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