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임기 중 반환점을 통과한 제5대 군의회 의정활동 성적표는 열성적으로 일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통계상으로는 2년 동안 15번의 회기에 149일을 근무했고, 63건의 조례안을 처리했으며, 29건의 군정질문과 12건의 의견제시권을 행사했다. 외형상으로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크게 달라진다.
149일의 근무일수 중 국경일이나 공휴일을 제외하면 103일로 기준회기일 160일에 57일이 모자란다. 더욱이 이런저런 사유까지를 포함한 실제 업무시간을 따져보면 일일 8시간 기준으로 30여 일에 불과해 한 달에 평균 1.5일 출근한 셈이다.
군의원 업무평가의 척도라고 할 수 있는 조례안 발의를 보면 더욱 실망스럽다.
처리한 63건의 조례안 중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안은 5건에 불과하다.
비슷한 군세를 가진 옥천군은 의원발의 조례안이 21건으로 우리 보다 무려 4배나 많고, 조례안의 내용도 의정비 인상과 의회운영에 관한 것이 전부인 우리와는 달리 학교급식지원, 국외연수심의, 영유아 보육, 여성발전 문제 등을 다뤘다고 하니 우리 의회가 본연의 의무에 충실하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나머지 조례안 처리도 집행부운영에 관한 상위법 제·개정에 따라 발의된 조례안을 100% 원안대로 가결한 것에 불과하다.
그런가 하면 예산편성에 낭비요인이 많은데도 일부 계수조정에 그치고, 행정사무감사도 잘못을 지적하고 책임을 추궁하는 결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의정비 인상에는 관심을 높이고, 계모임 정도의 온갖 행사 등에 참석해 유권자의 환심을 사는데 열중하며, 번듯한 의회청사 갖기를 희망한다. 총선에서는 주야불문 공천권자 선거지원에 정성을 다하기도 한다. 이야말로 주객이 전도된 현상이며, 의회무용론이 거론되는 이유이기도하다.
군의원은 권위를 자랑하고 위세 떨치는 자리가 아니며, 자기보신 하는데 열중하라고 뽑아준 자리는 더더욱 아니다. 군민을 대신해서 군민복리증진을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고 의회로 보냈다.
10억원 가까운 선거비용을 들여 선출하고, 한해 11억원이 넘는 예산을 쓰며, 개인당 월 300만원에 가까운 의정비 및 활동비를 쓰고, 사무관급 3명을 포함한 10여명의 공무원이 뒤를 받치고있다. 또한 군청사 1개 층을 몽땅 사용하고, 운전기사까지 딸린 고급승용차도 굴린다.
따져보니 비용대 효과면에서 군민들이 엄청 손해다. 군민복리와는 거의 상관없는 조례 한 건에 최소 4억4천만원 이상 들었다. 나머지 2년을 이런 식으로 일관한다면 군민들이 의회를 폐지하라고 촛불시위라도 벌일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