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에서 대학을 다니던 젊은이가 여가를 보내기 위해 집에 왔다. 며칠동안 성주읍을 비롯한 관내 명소를 다녀보곤 하는 말. ‘성주사람들은 타지역 사람들하고 사뭇 다르다’고 했다.
‘유림의 본산으로 많은 명현거유를 배출하고 우수한 문화와 품격을 자랑하는 고장인 만큼 당연히 다르게 느꼈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되물어 봤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그 청년이 하는 말은 한마디로 “성주사람들은 준법도, 타인에 대한 양보나 배려도 없는 의식이 덜 성숙된 시골뜨기”라는 것이다. 침을 아무데나 뱉고, 대중이 모인 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들고, 무엇이 그리 바쁜지 신호위반은 밥먹듯이 하고, 무질서한 주차질서와 교통흐름을 방해하며 운행 중 신호표시를 잘 하지 않는 나홀로 운전습관에 말끝마다 욕설이 들어가지 않으면 대화가 안되고, 타인에게 무례를 범하고도 미안해 할 줄 모른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생각해 보니 이것뿐만 아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는 한없이 목소리 높이면서도 공동이익 추구를 위한 협조 협동에는 인색하고, 배타적이며, 약자를 없이 여기는 풍조 또한 만만치 않다.
시골뜨기는 도시인들처럼 약삭빠르진 못해도 소박하고 인심 좋은 촌사람을 뜻하는 향수 어린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 돌아가는 형편 모르는 무지랭이를 뜻하고 더구나 지적한 바와 같이 젊은이 눈에 비친 성주인들의 품격은 공동체적 삶을 이루는 시민의식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올바른 지역공동체는 구성원들의 건전한 시민의식에서부터 출발한다. 성주인들의 시민의식이 이 정도 수준이니 일각에서는 공동체가 아닌 집합체라는 비판이 꼭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우리사회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질서를 지키고, 협동하며, 남을 배려하는 의식부터 길러 군민들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 도시인들 보다 살림살이는 곤궁해도 가슴 따뜻한 기풍이 도도해야 삶의 보람도 느끼고 자긍심도 커진다.
사회풍토가 척박해 살맛이 떨어지고 정붙일 곳이 없으면 출향인들이 외면하고 살던 사람도 떠나가며, 자식들은 오지 않을 것이다. 특히 부모세대의 의식과 품격은 자식과 청소년들에게는 교과서다. 자신의 행동거지는 수준이하이면서 후대가 잘 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내가 ‘최고’라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불행해지기 쉽다. 모두가 최고로 인정해야 만족감이 지속되는데 세상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모든 것이 불만 투성이가 돼 버린다. 이는 스스로 품격을 낮추는 자해 행위다. 지나친 열등의식도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삶이 그래서 어렵고 후회가 따른다고 한다.
지역발전을 이뤄 살기 좋은 성주건설을 열망하고 있는 차제에 외형적 성장에 앞서 의식과 행동의 촌티를 벗고 품격을 높일 때 집합체가 아닌 진정한 공동체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