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낙후되고 인구가 감소되는 곳에는 나름대로의 원인이 있다. 살기에 적합한 조건이 안 되거나 지역 구성원이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염원과 의지가 없는 등 심각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그중 공무원들의 행정마인드와 집행부를 감시하는 의회의 영향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집주인이 자기 집을 꾸밀 때도 마찬가지다. 화단을 예쁘게 가꾸어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고 깨끗한 색으로 덧칠을 하기도 하며 마당의 지저분한 짐들의 수납공간을 위해 사용가능한 장소를 창고로 개조하는 등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편리함과 활용성을 추구한다. 하물며 군 살림도 내 집 같은 마음으로 낭비적인 요인을 줄이고 노는 땅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을 단체장이하 공무원들은 늘 해야 한다.
성주의 동북관문인 구 농업기술센터가 현재 텅 빈 채로 문을 굳게 잠그고 있다. 우체국이 청사이전관계로 임시로 빌려 쓰다가 새청사가 완공되어 옮겨간 후론 지금까지 비어있다. 어떻게 이용하고자 하는 계획 없이 굳게 닫힌 철문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마음도 닫힌 문 만큼이나 답답할 뿐이다. 작은 땅덩어리에 사는 주민의 편의를 위해서 최소한 주차장이라도 개방해야 함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하지만 도난과 파손의 위험을 이유로 행정편의적인 결정만 했다. 성주군 전체가 우리 집이라는 생각을 하면 노인회관과 납세지원센터를 찾는 민원인을 위해서라도 주차장으로 개방하고 적당한 관리로 합리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했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렇듯 작은 일 하나라도 내 집 같은 마음을 가지면 어떻게 빈 땅을 활용하고 자투리땅을 꾸며야 되는지 다양한 방법이 나오게 된다. 내 집은 비워두고 다른 곳에서 생활하는 행정인이 주민과 찾아오는 외부인의 불편함을 알 턱이 없다.
지방화시대에 공무원이 내 지역에 거주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지역민은 엄청나게 큰 힘과 용기를 가질 수 있음에도 거주이전의 자유 운운하면서 전혀 변화되지 않고 있다. 참외넝쿨을 태우지 말고 퇴비화 하자고 아무리 계도해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그들이 매캐한 냄새로 인한 호흡곤란을 직접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시늉만 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더 이상의 지역발전을 기대한다는 건 무리이다. 의견 제시는 그나마 애정이 있을 때이다. 몸이 다른 곳에 있다면 마음이라도 성주에 있어 달라. 지역을 걱정하고 함께 해결하고자 고민하는 사람들이 도저히 안된다는 절망감으로 성주를 등진다면 언젠가는, 주인은 없고 객들의 생계를 위해서 근무처로만 남겨질 쓸쓸한 성주가 연상되어짐은 지나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