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밖숲은 우리 지역의 명소이다. 각종 크고 작은 행사에서부터 어르신들의 쉼터로, 지역민의 산책로까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500년 왕버들숲이 선사한 천혜의 자랑이며, 우리는 조상들이 물려준 자연유산으로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 곳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산책, 조깅, 운동, 휴식 등으로 건전하게 활용되어야 할 성밖숲이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한 역기능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삼삼오오 둘러 앉아 훈훈한 대화의 장이 돼야 할 나무숲 아래에서 술자리, 화투판이 벌어지는가 하면 심지어 유흥업소 여자를 불러 들여 희희낙락하는 노인들의 모습도 목격되고 있어, 해질녘 자녀와 손잡고 산책을 나온 부모들은 행여 아이들이 볼세라 다른 곳을 찾거나 아이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끌기 위해 노심초사하기도 한다.
지역의 어른으로써 젊은이들에게 예의와 선비정신을 선도해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잘못된 행태로 인해 많은 어르신들이 함께 비난을 받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속히 사라져야 할 부끄러운 모습이다.
성밖숲은 후손들에게 길이 물려주어야 할 보고이기에 일시 사용하는 우리들이 건강한 놀이문화를 정착시키고, 문화재로 지정된 유산을 병마에 들지 않도록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가뜩이나 읍 소재지에 쉼터가 없어 메말라 보이는데 유일한 휴식처인 성밖숲이 손상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절실한 대목이다.
용산리(용산제방) 왕버들숲 또한 관리 부실로 인해 황폐화되고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사가 진행되고 있어 군은 물길을 돌리는 등 뒤늦은 유지보수에 들어갔다고 하니, 지역민은 안타까움 속에 예의주시할 뿐이다. 수령 수백 년의 귀한 고목이 무관심과 방치 앞에 맥없이 쓰러질 판이다.
법 규정 상 문화재로 등록된 왕버들숲과 취수원 주변에서는 대규모 행사를 할 수 없도록 명시돼 있다. 하지만 지역 여건상 종합운동장 등 뾰족한 대안이 없는 관계로 행사를 눈감아주고 허용하다 보니 다른 곳에서 할 수 있는 행사들도 버젓이 성밖숲에서 열리고 있는 실정이다.
성밖숲 사용규정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정립과 엄격한 법 적용이 필요해 보인다. 용산리 왕버들숲에 이어 성밖숲 마저 멍들어 간다면 후일 후손들에게 어떻게 변명할 수 있겠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도록 하자. 그동안 관행이란 이름으로 왜곡된 법 집행을 하루빨리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 법과 규정은 만인 앞에 공정해야 하고 행정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밝고 건강한 성밖숲 분위기 조성을 위해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