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白吏 - 까치에게
내 거처 앞 감나무 위
얼기설기 너의 집
비바람만 겨우 피하고
여름 겨울 없이 일평생
단 한 벌의 연미복
비록 한 끼 식사로
썩은 짐승의 사체와
땅의 소산 먹고 작은
목숨 연명할지라도
머리는 늘 하늘에 두어
그리워도 주려도
언제나 먼 곳을 바라는
네 눈, 孤高하구나
식자도 무식자도
황금 앞에서 맥없이 허물어지고
내일 양식을 염려하는 인간무리
저 먼 나라 인도 고승도
조선의 정승 황희도
너만 못 하였구나
백설로 가득 덮힌
겨울 산하에서 더욱 선명한
네 자태
고대 네 조상 때로부터
오늘날까지 너는 진정한
청백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