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통이나 공중전화 같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던 긴요한 것들이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우리집에서도 그 중 하나가 곧 제거될 것 같다. 유선 전화이다. 식구마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어 자주 사용하지 않지만 그래도 집에 유선전화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계속 요금을 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젠 귀찮은 존재로 전락했다. 걸려오는 전화들이 대부분 여론조사나 광고전화이다. 그러다보니 전화벨이 울리면 서로 받지 않으려고 미룬다. 신문도 우리집에선 유선전화기와 곧 비슷한 신세가 될 것 같다. 매일 신문배달을 기다리는 독자는 아내 한 명 뿐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우체국 집배원이 우체통에 넣어준 신문을 매일 꺼내오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 신문을 모아두었다가 재활용품 수집소에 갖다놓는 번거로움도 사라질 것이다. 필자의 집처럼 아직 신문을 구독하는 가정은 많지 않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발간한 2012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에 따르면 한국 가정의 24.7%만이 신문을 배달 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는 그 비율이 70%에 달했었다. 독자들이 신문을 읽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국민 1인이 하루 평균 신문을 읽는 시간이 1996년에는 43.5분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5.7분에 불과했다. 종이신문 구독자가 줄어든 대신 인터넷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크게 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종이신문을 매일 읽는 사람은 15.9%, 컴퓨터로 매일 읽는 사람은 27.8%, 스마트폰으로 매일 읽는 사람은 28.0%였다. 종이신문 대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신문사는 경영이 어려워졌다.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지만 신문사의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신문은 종이신문처럼 구독료를 받을 수도 없고, 광고를 게재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11년 국내 종이신문 총매출액은 3조4천331억 원인데 비해, 인터넷신문 총매출액은 5천655억 원으로 1/6에 불과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지속적인 하강세를 보이던 신문매출액이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신문산업 매출액은 종이신문이 3조4천331억 원, 인터넷신문이 5천655억 원으로 3년 연속 늘어났다. 그런데 여전히 늘지 않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주간지역신문 독자이다. 주간지역신문 정기구독가구는 전체가구의 0.32%에 불과하다. 전국일간지 구독가구는 22.5%, 지역일간지 구독가구는 2.37%이다. 주간지역신문의 독자비율이 미미한 이유는 한국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도시지역에서 주간지역신문이 외면 받기 때문이다. 그나마 한국의 주간지역신문이 0.32%의 가구라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그나마 농어촌 읍면 지역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덕분이다. 그러나 도시화와 고령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독자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렇다면 이제 지역신문은 박물관의 유물로만 남게 될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이 있다. 세계 최고의 부호이자 존경받는 투자자인 미국의 워렌 버핏이다. 지난해 5월 버핏은 미디어 제네럴(Media General)이라는 미국 신문기업을 현금 1억4천200만 달러를 지불하고 인수했다. 이 회사는 63개의 중소규모 지역일간지와 지역주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버핏은 보도자료를 통해 "강한 지역공동체 정신이 남아있는 지역에서 지역신문만큼 중요한 존재는 없다"면서, 자신이 인수한 신문들은 그러한 지역에서 발행하는 건강하고 수익성이 보장되는 신문사들이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에도 그와 같은 지역사회와 지역신문이 늘어나면 좋겠다. 버핏과 같은 투자자들이 탐내는 신문사들이 존재하는 이상, 신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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