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정치가·출판업자·과학자·저술가요, 미국독립선언서 공동기초자인 벤자민 프랭클린이 젊었을 때 선배인 코른 마저를 방문했다. 한참 놀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려고 방문을 나설 때 실수로 낮은 인방에 이마를 부딪쳤다. 그때 마저는 조용히 말했다. "자네는 아직 연소하고 전도가 요원하다. 장차 처세를 잘하기 위해서는 머리를 수그려야 한다. 그러면 강한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다." 그는 이마가 아픈 것보다도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났다. 평생 이 한마디를 잊지 않고 실행하는 겸손한 사람이 되었다. 그의 자서전을 보면 그는 착실히 살기 위하여 13가지 덕목을 정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힘써 노력했는데 그 나중의 것이 `겸손`이었다. 즉, "예수나 소크라테스를 본받아 무엇보다 겸손하라"는 것이었다. 겸손은 독일 말로 Demut이다. `힘`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겸손 앞에는 강한 적이 있을 수 없다. 겸손은 자기 완성의 토대이다. "모든 덕은 하늘을 오르는 사다리인데, 겸손이 그 첫째 계단이다. 일단 첫째 계단에 오르면 그 다음에는 위로 올라가기가 쉽다"(어거스틴). 겸손이야말로 모든 덕의 어머니요, 하나님 앞에서 첫째 되는 인간의 의무이며. 우리의 영혼을 영원히 보호하는 아성이다. 이 만복의 근원이 되는 겸손 위에 터를 잡으라. 하나님의 약속은 진실되고 거짓이 없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마태복음 23:12). 성 브라더 로렌즈 수도사는 어느 날 제일 문제가 많기로 소문난 수도원의 원장으로 임명되었다. 그가 그곳 수도원의 문을 두드리자 젊은 수도사들이 몰려와 백발이 성성한 노수도사를 보고 "나이 든 수도사가 왔구려. 어서 식당에 가서 접시를 닦으시오!" 라고 명령했다. 처음 부임한 수도사는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전통이었다. 노수도사는 이 수도원의 문제가 바로 여기에 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네"라고만 대답하고는 곧장 식당으로 들어가 묵묵히 한 달, 두 달, 석 달, 계속 접시 닦는 일을 했다. 그동안 젊은 수도사들의 멸시와 천대는 대단했다. 석 달이 지났을 때 감독이 감사차 그곳에 왔다. 젊은 수도사들은 그의 방문으로 쩔쩔맸다. 감독이 물었다. "원장님은 어디 가셨나?" "원장님은 아직 부임하지 않았습니다." 감독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 "아니, 그게 무슨 소린가? 내가 로렌즈 수도사를 3개월 전에 임명해 보냈는데!" 감독의 말에 젊은 수도사들은 아연 실색해 즉시 식당으로 달려가 노수도사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후부터 그 수도원은 아주 모범적인 수도원이 되었다고 한다. 을지문덕은 고구려의 재상이며 장군으로 유명하다. 그가 살수에서 수나라의 백만 대군을 물리치고 대승하여 평양으로 개선했을 때 영양왕은 친히 성 밖의 들까지 마중 나갔다. 그리고 친히 꽃가지를 그의 투구에 꽂아주고 금은의 예물을 내렸다. 신하로서 이보다 더 높고 큰 영광은 없는 특별대우였다. 그러나 을지문덕은 이러한 영광스러운 왕의 상을 사양하고, 환호하는 군중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 "상감마마의 귀중한 백성이요, 또 여러분의 소중한 아들이요 남편인 고구려의 청년을 많이 희생시키고 얻은 승리는 나 개인의 공으로 받을 염치가 없습니다. 나라의 진정한 영웅은 여기 살아서 돌아온 을지문덕이 아니라, 어딘지 모를 산야의 풀숲 밑에 쓰러진 이름 없는 젊은 용사들입니다." 뒤에 을지문덕은 민간의 베옷을 입고 고향인 평양 근처 증산에 돌아가 은자생활로 여생을 보냈다. "사람이 교만하면 낮아지겠고 겸손하면 영예를 얻으리라"(잠언29:23). 위인에게서 배울 것은 겸손이다. 탈무드에 "하나님의 가르침은 물과 같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하나님의 가르침도 다만 겸손한 사람에게 있어서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노자의 도덕경에도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인생(上善)은 물처럼 (若水) 사는 것이란 뜻이다. 물은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주지만 자신의 공을 남과 다투려 하지 않는다(水善利萬物而不爭). 물은 내가 길러주었다고 일일이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물은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 흐른다(處衆人之所惡). 그러나 큰 강과 큰 바다가 수많은 개울과 하천의 왕자로 존재하는 것은(江海所以能爲百谷王者) 낮은 곳에 있어 겸손하기 때문이다(以其善下之). 가뭄이 들어 세상이 모두 타들어가도 마르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계곡이다. 가장 낮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 계곡의 정신을 노자는 `곡신(谷神)`이라고 부르며 계곡의 정신은 죽지 않는다(谷神不死)고 했다. 겸손한 마음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그릇이다. 겸손은 하나님 나라의 풍부한 창고를 발견하는 눈이요, 그것을 받는 손이다. 겸손의 결여는 무엇으로도 보충할 수 없다. 이것이 없으면 아름다운 것도, 우아한 것도, 재기(才氣)도 모두 싫증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은 겸손이다. 높은 자리에 오른 양반(兩班)들, 군림할 생각 버리고 국민 앞에 무릎을 꿇어라. 이제부터는 내려가는 길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13. 2. 25)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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