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89호에 이어)
1. 靑山裏 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웨라
明月이 滿空山하니 쉬어간들 어떠리.
주제는 "인생을 즐기라"는 것이다. 청산은 자연, 벽계수는 인생을 비유한 것으로 人生無常을 노래한 것이다. 한성의 한 한량인 벽계수가 황진이의 미색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장담해서 그를 겨냥하여 지은 시이다.
2.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벼혀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헜다가
어른님 오신날 밤이여든 굽이굽이 펴리라
사랑의 정념을 여인이 꾸미는 침방으로 묘사. 봄바람같이 부드러운 이불로 동짓달의 긴 긴 밤을 사랑하는 님과 함께 보내고 싶어하는 애절한 여심이다.
3. 靑山은 내 뜻이요 綠水는 님의 情이
綠水이 흘러간들 靑山이야 변할손가
綠水도 靑山 못 니져 우러 내여 가는고
내게 대한 님의 사랑이 변하였다 하더라도 님에 대한 나의 사랑은 청산과 같이 변함이 없음을 노래한 것이다.
4. 산은 옛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로 흐르니 옛물이 있을손가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메라
작자가 마음 깊이 사랑하고 존경했던 스승 서화담의 죽음을 애도하여 읊은 시로써, 훌륭한 위인도 물의 흐름 같아서 죽음을 피할 수 없으니, 자연에 비하여 인생 존재의 덧없음을 노래한 시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