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해군 연합함대 사령관이었던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는 1904년에 해군학교를 졸업하고 러일전쟁에 해군소위로 참전했다. 얼마 후에 해군대학을 졸업했으며, 1925년에는 워싱턴 주재 일본대사관의 무관이 되었다. 그때에 미국의 산업 생산력과 기술력, 경제력과 잠재력을 직접 확인한 인물이다. 그래서 그는 미국과의 전쟁을 주장하는 도조 히데키를 필두로 한 육군 강경파에 맞서 전쟁을 반대했다. 당시 고노에 수상이 승리 가능성을 물어오자 "진다"고 말하고, 승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길어야 6개월에서 1년 이라고 했다. 해군사관학교 동기생인 해군대신에게도 대본영 회의 때 전쟁에 반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강경파에 밀려 태평양전쟁을 일으켜 결국 참패하고 말았다. 지난달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기 전에 김 제1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우리가 지금 핵을 가지고 있는데, 굳이 추가 핵실험을 하면 중국도 등을 돌릴지 모른다"며 핵실험을 반대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최용해 인민군총정치국장을 비롯한 군부 강경파의 손을 들어주어 체제 생존을 위해 불가피하다며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실험을 강행했다. 다윗 왕이 이스라엘을 통일하고, 그의 아들 솔로몬 때는 주변의 모든 나라들이 조공을 바치는 강성대국을 이루었다. 솔로몬 왕이 죽고 그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위를 계승하자 온 백성이 "왕의 부친이 우리의 멍에를 무겁게 하였으나 왕은 이제 그 멍에를 가볍게 하소서. 그리하면 우리가 왕에게 충성을 다하겠나이다"라고 호소했다. 르호보암 왕은 아버지 솔로몬 생전에 그 앞에서 모셨던 원로들의 충고를 듣지 않고, 자기 세대의 강경파들의 주장에 따라 부친보다 더 무거운 고역과 세금을 과하여 결국 그 강성했던 나라는 이스라엘과 유다로 동강나고 르호보암은 이스라엘 10지파를 잃고 남쪽으로 밀려났다. 각설하고 과격한 자들의 강경한 주장을 경계하라. 그리고 인민의 세미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을 읽으라. 15억 달러로 추정되는 핵실험의 비용을 인민 생활의 향상을 위해 썼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체제의 생존은 핵을 보유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인민의 마음을 얻는 데 있다. 소련의 붕괴 원인이 선군주의 경제정책으로 생필품 부족 현상을 일으켜 그것이 체제에 대한 불평이 된 데 있었던 것 아니냐? 쿠바를 보라. 오랜 세월에 걸친 미국의 봉쇄와 사회주의권의 갑작스런 원조 중단에도 체제를 유지하고 농업과 의료에서 가장 앞선 나라로서 인민의 삶을 무리없이 이끌어가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다고 해서 보다 나은 안보 상황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주변 강국과의 핵무기 경쟁에서 기술과 자원의 한계를 느끼게 될 것이고, 핵경쟁으로 초래된 적대와 긴장 관계는 무역과 경제발전 등 비군사 부문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인민생활의 향상`은 개혁 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이 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개혁 개방의 성패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핵, 로켓, 장거리 미사일 문제의 해결에 달려있다. 분단 이후의 모든 것을 미국 탓으로만 돌리며 군사적인 모험으로 상황을 뚫어 가려고 하지 말고,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길을 찾으라. 아무리 협상의 당사자가 미국이라도 남한과 손을 잡고 힘을 합하면 많은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반도의 신뢰와 평화를 쌓아가기 위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고, 유길재 통일부 장관은 "아무리 상황이 엄중해도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필요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고 하며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공동선언 등 남북 간의 약속들의 이행과 대북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바른 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섬뜩한 말 대포의 포문을 거두고 마음의 문을 열어 남한과의 대화에 나서라. 그리하여 시베리아 황단철도 연결을 통한 경제적 이익도 확보하고, 풍성한 지하자원의 남북공동개발을 통한 공동번영의 길도 모색하고, 개성공단의 성과도 몇 배로 키워 평화의 안전판으로 경제의 버팀목으로 삼고, 군사비 절감을 통해 인민생활의 향상을 앞당기는 등 깊이 고민하고 실행해야 할 일들이다. 만약 남북 간에 대화 창구를 열지 않고 손을 놓고 있으면 북핵 문제는 미·중의 관점에서 그들의 이해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일본의 핵무장의 구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남북의 지도자들이 함께 손을 잡고 현 상황을 결정적인 역사전환의 기회로 만든다면 우리 모두가 분열의 정체성을 극복하고 온전한 `하나`의 정체성을 회복하여 본격적인 평화와 번영의 시대로 나아가는 역사적 업적이 될 것이다. 김 제1위원장이 역사상 존경받는 인물이 되기를 바란다.(2013. 3. 20)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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