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를 다녀와서
한없이 길어 붙여진 이름 하만방천뚝
등하교길 매섭던 칼바람도
새싹들의 기운에 밀려나면
아카시아 향기에 취해
재잘거리며 깔깔대던 추억의 뚝 방천길
5월의 훈풍 따라 춤추는
초록빛 보리물결 장관을 이루면
토끼풀 뚝 잔디 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파아란 꿈 키워
저녁노을 무지개 너머로 띄워보내던
학창시절 그 동무 선후배들
무심한 세월이 앗아가 버린 자국들 위에
편안한 마음으로 짧은 시간 나누는
웃음꽃의 대향연들에
고향의 향수를 달래고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