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베트남의 역사를 간략히 살펴본다. 베트남은 약 1,000년 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았었다. 그래서 하노이시 곳곳에 한문으로 된 간판이 보이는 등 한문화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 방문 2일째 되는 오전에 하노이시 중심가에 위치하고 있는 공자묘(孔子廟)를 찾았다. 우리나라의 경복궁을 연상케 하는 경내에는 과거(科擧)에 합격한 사람들의 성명을 각명(刻銘)한 석판(石板)이 여러 개 진열돼 있었으며, 정면 깊숙한 곳에는 불상을 닮은 붉은 색의 화려한 공자의 초상이 여러 제자들을 주위에 거느리고 좌정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서 세계 4대 성인의 한 분인 공자의 위대성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엄숙해야 할 그 공자 묘당 바로 옆에는 5명의 미녀들로 구성된 베트남의 전통 음악 연주단이 우리를 맞고 있어 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가야금을 닮은 악기 하나와 대나무로 만들어진 각기 다른 형태의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들의 아름다운 모습과 청아한 곡조에 매료된 의장들은 앞다투어 그들 미녀들과 사진을 찍고 약간의 팁도 주었다. 나는 그 미녀 연주단의 연주를 녹화한 CD 하나를 샀다. 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음악을 들으면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이다. 이처럼 곳곳에 중국문화의 자취가 적지 않게 남아 있긴 하지만 약 100년 간의 프랑스 식민 통치를 받은 베트남은 프랑스 문화에 크게 동화돼 있었다. 그 단적인 예를 종래 오랫동안 사용해 오던 쮸놈어 (한문자의 변형어)를 버리고 프랑스가 대신 영어의 알파벳을 변형시켜 만들어준 이상한 언어를 베트남의 국어로 사용하고 있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래서 중국과 프랑스의 오랜 지배를 받아 왔던 베트남에는 베트남 나름의 고유문화를 별로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이 느껴졌다. 베트남은 19세기 중엽부터 일기 시작한 서구 열강의 제국주의 물결을 따라 들어온 프랑스에 의하여 1859년부터 1954년까지 5년이 모자라는 100년 동안 굴욕적인 식민 통치를 받았으며, 태평양전쟁(1941년 12월 8일-1945년 8월 15일)시에는 일본군의 침략을 받아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가혹한 일본군의 통치를 받은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최종편집:2025-05-16 오후 01: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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