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열두 달 중에서 5월은 가위 사랑의 달이라 명명할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사랑을 떠올리는 날이 특별히 많은 달이다. `어린이 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 등이 그러한 것 이다. 우리의 생각이 특별히 이러한 날들을 기억하고 또 행사도 하는 것은 우리의 인간관계 중에서 이러한 날들이 신록의 계절인 5월에 집중되어 있는 것과 우연한 것이 아닌 것이다. 어린이, 어버이, 스승 등 사랑의 대상 셋 중에서 우리의 마음 속에 가장 깊이 일어나는, 아니 가장 뜨겁게 일어나는 사랑은 어버이 그 중에서도 또 `어머니`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공통적인 인지상정일 것이다. 말로서는 소위 군사부 일체(君師父一體)라 하지만, 그 뜻으로는 임금이나 스승을 아버지(어버이)같이(한 몸같이) 섬기라는 것이므로, 그들 세 대상 즉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 중에서 아버지에 기준을 두고 하는 말이다. 즉 임금을 첫째로, 스승을 둘째로, 아버지를 셋째로 섬기라는 가르침이 충분조건은 될지언정 필요조건은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즉 필요조건으로서는 첫째는 아버지요, 둘째는 임금이요, 셋째는 스승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윤리를 가르쳐 주는 좋은 이야기로 다음과 같은 것이 전해 내려온다. 어떤 왕이 신하들의 충성심(事君以忠)을 시험해 보려고 신하들을 불러놓고 수수께끼를 내었다. "여기 큰 홍수가 나서 큰 강물에 급류가 흘러가는데, 나(임금)와 여러분의 아버지가 함께 강물에 빠져 죽을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 두 사람 중 한사람 밖에 건질 수가 없는데 여러분은 누구를 건지겠느냐?" 하는 질문을 하니 모두가 상감마마!라고 외치는데 , 단지 한 사람이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서 있어서 왕이 그 신하에게 "너는 왜 대답이 없느냐?" 하고 물으니, 그 신하가 정색을 하고 대답하기를 "예, 저는 우리 아버지를 건지고, 저는 강물에 뛰어들어 상감마마와 함께 죽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 사실로 왕은 진정한 충신은 한 사람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간신인 것을 알아내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 중의 그 한 사람은 자신의 아버지에게는 효를 행하고, 임금에게는 충도 행하는, 훌륭한 본을 보인 사례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를 고래로 `동방예의지국`이라 부른 것은 유교의 근본교훈인 오륜(五倫)의 도덕을 가진 나라라고 하는 뜻인 바, 그것은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의 다섯 가지 실천윤리를 가르치고 있거니와, 그 중에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부자간의 윤리 즉 효가 군신간의 윤리인 충보다 앞서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화랑도의 세속오계(신라의 원광법사가 지은, 화랑도가 지킬 계율) 즉 사군이충(事君以忠), 사친이효(事親以孝), 교유이신(交友以信), 임전무퇴(臨戰無退), 살생유택(殺生有擇) 중의 충효의 순서가 오륜의 도와 바뀐 것은 그것이 나라를 지키는 화랑도의 윤리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글을 쓰면서 필자가 한심하게 느끼는 것은, 고래로 예의지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의 오늘의 실상은 유교의 오륜의 도덕(효 우선)도, 화랑도의 세속오계에서 보는 계율(충 우선)도 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 충효의 윤리를 과거(일제시대)의 일본에 비교해 보면 참 으로 부끄러움을 금할 길이 없다. 충(忠=애국)을 다해야 할 국가 고위층 인사들이 자신의 아들의 병역을 기피하는 사례는 다른 나라의 경우와 비교해서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러일전쟁 때 노기(乃木)대장은 그의 두 아들을 전장에 내보내어 전사하게 하였고, 메이지(明治) 천황이 사망했을 때는 노기대장 부부는 함께 그 뒤를 따라 죽음으로 그들의 충성심을 보였다. 태평양전쟁 때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 해군제독은 병사처럼 친히 공중전에 참전하여 전사를 하는, 애국의 본을 보인 바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살펴 볼 때, 남북이 대치 상태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나라사랑(忠)이 요청되고, 그 어느 때보다도 가정윤리가 파탄이 되어 있는 때에 효를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최종편집:2025-07-09 오후 05: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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