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은 분단국가로서 통일해야 한다는 염원과 함께 북한으로부터는 안보적 측면에서 불안을 늘 느끼고 있다. 이렇게 살아온 지가 벌써 반세기를 훌쩍 지났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남북 간의 불신을 해소하고 화해를 조성하여 통일의 길을 모색하려고 여러 방안을 강구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남한측의 노력이 성공을 이루지 못하고 번번히 난관에 봉착하자 국민들은 애석함의 도를 넘어 이제는 잘 되어야 할텐데 하는 태도로 통일에 대한 관심이 희박해지는 반면 북한에 대한 거리감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남북문제는 동족간의 일이므로 어떻게 해서라도 대화의 끈은 유지해야 한다는 타당한 명분을 가지고 개성공단을 유지해 온 것은 다행이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 젊은 실권자가 등장하면서 남북간의 상황뿐 아니라 동북아 질서에 변화가 야기되었다.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과 남한과 미국에 대한 핵 공격 위협, 제네바 유엔 군축회의에서 한국을 최종 파괴하겠다는 발언, 1호 전투근무 태세 발령, 남북 연결 통신선 단절 등 위기를 조성하다가 급기야는 개성공단마저 차단하기에 이르렀다. 북한의 개성공단 차단은 단순한 상업적인 문제가 아니고 한 국가의 국민에 관한 신변의 문제이다. 이러한 북한의 돌발적인 태도에 우리 정부는 대화로 해결하자는 제의를 간곡히 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대화를 거절함으로 어쩔 수 없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철수에 이르렀다.
이 문제를 놓고 일부 지식인이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논평을 하였다. 어떤 일이건 간에 그 일이 일어나기까지는 원인이 있을 것이며 그 원인을 구명해 보면 어느 측이 사건의 원인 제공자인지 가늠이 날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은 어느 측의 과오 라고 밝혀지면 결자해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주는 것이 논평자의 자세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요사이 논평자들의 태도는 애매하다. 이도저도 아니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모호한 말만 되풀이한다. 국민들은 답답하다. 이런 사람들을 불러놓고 논평을 하게 하는 기관의 처사도 재고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시간과 예산을 아끼며 야무진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