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성주생명문화축제 3일째 되는날에 특별한 볼거리가 펼쳐졌다.
다문화가정부부를 초대해 전통혼례을 개최한 것. 전통혼례의 주인공으로 선정된 석호철·원웬정씨는 낯설고 물설은 한국에서 결혼3년차를 맞는 다문화가정 부부이다. 비록 나라와 문화는 다르지만 남편을 섬기고 아내를 사랑하는 부부지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들 부부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성주축제때 전통혼례를 올리게 된 것을 축하한다 소감은?
먼저 결혼식을 올리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우리가 결혼식을 할 수 있게 성주군 문화체육과와 다문화센터의 도움이 컸다. 그동안 아내가 무척이나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했었는데 형편이 안돼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우연히 다문화센터에서 이번 축제 때 전통혼례를 할 다문화가정을 신청 받고 있다고 하기에 우리 부부가 신청을 했었는데 선정이 돼서 너무 기쁘고 다시 한 번 더 감사하고 앞으로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계기는?
처음에 대구에 있는 소개업체에서 만났는데 그때 집사람이 한국에 여행 삼아 왔다가 나하고 선을 보게 되었다. 아내를 보기 위해 대구에 있는 소개업체에 갔었는데, 마침 통역 직원이 다른 일 때문에 자리를 비워서 옆자리에 있던 조선족이 통역을 해주게 됐다. 그런데 통역 하던 사람이 실수로 나와 아내의 나이를 15살 차이 난다고 해야 하는데 5살 차이가 난다고 말을 해 아내와 결혼을 하게 됐다. 결혼 후에 아내는 15살이나 차이가 난 걸 알고 몹시 당황해 했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우리 두 사람을 연결시켜 주기 위해 일부러 그 조선족분이 그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소개 한다면?
부모님과 우리 부부 네 식구가 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나는 대구에서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고 직장생활를 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백화점과 일반 회사를 다니며 성주에 안 내려오고 계속해서 대구에 오랫동안 살 생각이었는데 3년 전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나서 아내가 부모님이 계시는 성주로 내려가 참외 농사를 짓고 살자고 했다. 그길로 대구에서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성주로 내려와 부모님과 함께 참외농사를 하며 살고 있다.
■성주에서의 생활은 어떠한가?
처음에는 한국말도 모르고 친구도 없고 문화도 다르고 해서 많이 힘들어 했다. 처음 집사람이 시집 왔을 때 생각이 난다. 어머니께서 아내에게 8일 동안 아무일도 안 시키고 밥을 손수 해주시며 빨래랑 모든것을 다해 주셨다. 정말 아내는 그냥 앉아서 먹기만 했었는데, 나중에 8일째가 지나고 나서부터는 어머니께서 아내에게 모든걸 다 시키셨다. 그때 아내가 음식이랑 문화의 차이로 한동안 많이 힘들어 했다. 그런데, 다문화센터에 나가 한글도 배우고 요리와 봉제도 배우면서 친구들도 사귀고 해서 지금은 요리도 잘하고 우리말을 어느 정도 다 알아들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
■다문화 가정으로써 어려운점은?
다문화라고 해서 큰어려움은 없는 거 같다. 다만 중국은 남자가 요리를 많이 하는데 한국에서는 여자들이 다 한다고 한번씩 불만을 토로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남녀가 친하다는 표현으로 여자가 남자의 뒷통수를 치는게 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행동하면 상대방에게 큰 실례를 한다고 말해 줬다. 아마도 문화의 차이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기에는 아직까지 많은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아내는 중국에서 무슨일을 했나?
중국에 있을 때는 신부화장을 해주는 메이크업과 그리고 4,5세 어린이들이 다니는 유치원 교사로도 근무를 했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우리나라처럼 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서 대학에 들어가 자격증을 따지 않아도 유치원 교사활동을 할수 있다고 한다. 결혼 후 아내는 성주에 살면서 장산공단에 취업을 해서 돈을 벌어 혼자 중국 처가집에도 다녀오고 하는 등 매우 생활력이 강한 편이다. 지금도 아내는 참외 비닐 하우스에서 참외를 따는 속도가 아버지와 내가 따는 속도보다 더 빨라서 부모님께 나만 꾸중을 듣는 경우가 있다.
■주로 여가활동은 어떻게 보내는가?
내가 어릴 때부터 대구로 나가 학창시절을 보내다 보니 친구들이 다 대구에 있다. 그래서 친구를 만나러 갈 때면 항상 아내와 같이 대구로 간다. 친구들을 만나서 식사도 하고 노래방에도 가고 하지만, 나랑 낚시하러 가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신혼초에는 낚시도 모르던 사람이 내가 낚시를 하러 가는데 몇 번 따라가게 됐는데 그때마다 아내도 낚시를 하게 됐고, 지금은 나보다도 더 낚시를 잘하는 것 같다. 요즘 낚시를 가고 싶어하는데 조만간 함께 가려고 생각한다.
■인생의 좌우명과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진실하게 살자’이다 나는 평소 거짓말 안하고 솔직하게 다 얘기하는 편이다. 아내에게도 내가 이제껏 살면서 진실된 모습만 보여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부는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 그리고 계획이 있다면, 아내가 예쁜 딸을 얻고 싶어한다. 사실 부모님은 떡두꺼비같은 아들을 바라시지만, 아내는 예쁜 딸을 얻길 원한다. 내 입장에서는 아들이든 딸이든 잘 키울 생각이다. 그리고 돈을 많이 벌어서 아내가 늘 원하는 이층집을 지어주고 싶은 계획을 가지고 있다.
프로필
석호철(42)씨와 원웬정(27)씨 부부 △월항면 △가족은 아버지,어머니 △참외재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