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란 말 그대로 참여하는 이들, 그것을 기획하고 집행하는 이들 모두가 한 마음으로 고대하는 것이어야 하고 그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 자체가 모두에게 즐거운 것, 그렇기에 좋은 것이어야 할 것이다. 이번에 필자는 그 누구보다 2013년 생명문화축제를 기다렸던 한 사람으로 축제 기간 내내 성주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한 사정으로 유감스럽게도 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을 참관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가까운 오랜 친구의 권유로 둘째날 밤에 성주참외가요제를 참관했고, 셋째날 심산 숭모 작헌례에 동참했었는데, 모든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없었던 개인적인 아쉬움을 잠시 뒤로 한 채, 당시 현장에서 느꼈던 감동, 성주 군민들이 품어낸 열기, 즉 하나 된 에너지의 분출을 보고 가까운 미래 우리 고향의 발전된 모습을 그려 보면서 몇 가지 생각에 잠겨 보았다. 2013년 성주생명문화축제의 둘째날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참외가요제였다. 필자는 그간 성주의 많은 문화행사에 동참했던 기회는 적었지만 그렇게 많은 군중들의 뜨거운 열기를 본 것은 그것이 처음이었다. 이들이 분출하는 뜨거운 열기, 참외 농사의 뜨거운 노동 현장의 땀방울 만큼이나 뜨거웠던 그날의 열기를 현장에서 보면서 우리가 이 힘을 하나로 모아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면 앞으로 못 이룰 것이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와 닿았다. 문화적으로 정신적으로 저력 있는 우리 성주인의 힘은 역사 속에서 증명되고 지금도 면면히 숨쉬고 있지만 이토록 열정적인 에너지가 우리들의 가슴속에 잠재되어 있음을 목격하는 것은 필자로서는 하나의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분출하는 에너지를 근간으로 우리 고향 성주가 나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함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리더의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더욱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언뜻 생각되는 것으로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클린성주 만들기 캠페인이 떠올랐다. 세계적 동향이기도 한 생태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친환경 정책은 비단 공업지대나 도시에서의 문제만은 아니다. 오히려 흙과 바람, 자연을 자신의 세계로 삼고 살아가는 우리 성주인에게는 클린 성주 만들기 캠페인이 얼마나 중요하고 자랑스러운지 새삼 감동스러웠다. 클린 성주 만들기 캠페인이 잘 실천되어 정착이 되면 자랑스러운 우리 고향이 성주참외의 그 빛나는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의 삶의 터전인 성주가 우리나라 어느 곳보다 쾌적하고 청정한 지역으로 거듭 태어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곳에서 우리가 심고 가꾸어서 생산하는 참외에 대해서도 새로운 가치 평가가 될 것은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우리 성주가 어떤 지역보다 민첩하고 현명하게 환경적 문제를 직시하고 대응해나가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단순히 자랑스러운 마음이었지만 그 축제날에 느꼈던 성주의 잠재력을 목격한 이후 필자는 클린 성주 만들기 캠페인에 대한 성공적인 결과를 거둘 것이라 확신하게 되었다. 다음 날에는 심산 선생 숭모 작헌례에 참석하였는데 이때 진행되는 일련의 수순을 지켜보면서 성주청년유도회가 주최가 되어 이처럼 역사적으로 뜻깊은 행사를, 예를 갖추어서 정중하게 집행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또한 큰 자랑스러움을 느꼈다. 일제 강점기 삼절(三節)로 지칭되는 세 분 선생(단재 신채호, 만해 한용운, 심산 김창숙) 중의 한 분인 심산 선생을 숭모하는 작헌례를 고향인 성주에서 모신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역사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21세기의 우리의 현실을 직시해 보자. 신자유주의적인 세계의 경제상황 속에서 가난한 나라의 국민들이나 혹은 나라가 있다 해도 유명무실한 국가의 국민들은 세계 곳곳에서 오늘도 국경을 넘어 세계의 빈민으로, 하층민으로 죽어가도록 방임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어려운 시절, 자신과 가족을 대의를 위해 희생하고 국가와 민족을 위해 한 목숨 바치신 선생의 애국애족의 마음과 정신이 없었더라면 지금 우리의 삶은 그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누리는 이 경제적 발전과 안정된 삶은 당연한 결과가 아니라 대의를 위해 희생하신 역사의 앞선 인물들의 생명과 삶이 우리에게 주고 간 생명의 선물, 희생의 선물인 것이다. 특히 그 많은 선인들 중에서도 심산 선생의 정신을 우리 성주의 상징으로 삼고 그것을 기리는 일이야말로 문화적 역사적 고장으로서의 성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가 아닐 수 없다. 우리 고향 성주가 훌륭한 인성과 학문, 그리고 예를 숭상하는 선비고을이라고 자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시적으로 성장하는 경제적 발전에 묻혀 그러한 정신적 의미가 퇴색해가는 것은 아닌가 하여 한편으로 매우 안타깝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오천만이 존경하는 심산 선생의 숭모제를 올리고 그 정신을 기리는 성주인의 모습을 보면서 아직은 우리에게 그러한 뿌리가 살아있음을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어 심산 선생의 행사를 발의하고 추진하시는 모든 분들께 향우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축제의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 성주의 성밖숲의 존재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보자. 항시 주위에 있는 존재에 대해서는 그 감사함도 위대함도 느낄 수 없는 것이 범상한 우리 인간들이다. 500년을 우리 성주와 함께 살아온 왕버들 57그루(천연기념물 403호). 이 나무들이 굳건히 자리한 성주라는 터전에서 우리는 노래를 부르고 땀을 흘리고 울고 웃으며 500년 함께 살아온 것이다. 어른 몇 사람의 아름드리 밑둥에서부터 용트림하고 있는 것 같은 나무들의 모습이 축제에서 보았던 분출되는 에너지와 겹쳐 보이는 것은 비단 필자만의 생각일까? 언제나 우리 곁에 함께 있었으나 고마움을 느끼지 못했던 것들. 당연한 듯 보였지만 실제로 많은 이들의 희생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현재를 감사하는 자리야말로 축제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지난 계절의 힘든 노동을 뒤로 하고 다시 힘을 재충전해서 새로운 내일을 계획해 보는 것, 그리고 그 자리에 모두 모여 함께 어울려 웃고 즐거워하며, 분출돼 나오는 열기를 한 데 모아 보다 나은 공동체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축제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13년 성주생명문화축제는 필자에게 그러한 의미로 다가온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다.
최종편집:2025-07-10 오전 11: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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