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자에 이르러 대중매체의 논조를 보건데 기초자치단체장 및 의원의 무공천이라는 정치개혁의 빛이 바래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제한적 무공천 또는 전략적 무공천이라는 취지를 재해석해 보면 제한적 무공천은 곧 조건부 공천이요, 전략적 무공천은 전략적 공천이 용인되는 취지와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이는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는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이용하는 정치쇼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기초자치단체장 및 의원에 대한 공천폐지는 지난 대선당시 주요 후보였던 지금의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들이 국민에게 공히 약속한 즉, 공약사항이었다.
이제 대통령으로 취임한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입장에서는 국가통치 이념의 차원에서 조건 없는 공천폐지를 당연히 추진, 실시해야 할 정치개혁과 관련된 정책사안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별로 인정받지도 못하는 심지어 여의도 이익집단이라는 혹평까지 받고 있는 이런 국민정서 하에서 국회의원 기득권 유지를 고수하고자 하는 철없는 몇몇 의원들의 의견 제시를 무슨 중요한 가치라도 있는 양 제한적 전략적이라는 궤변을 공영방송을 통해 전 국민에게 보도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좀 더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사기극 같은 냄새를 지울 수가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방정치를 정치라고 표현을 하고 있으나 엄격한 의미에서 지방정치란 정치의 개념보다 민생행정의 영역으로 보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데 민생행정에 정치적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공천제도가 왜 필요한가?
이는 모든 국민이 너무 잘 아는 실질적인 공천권자 즉, 국회의원들의 개인적 이익에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 아닌가! 또한 공천으로 인한 잡음과 부작용이 지금까지 숱하게 드러났지 않은가.
전국의 기초단체장과 의원들은 그 지역의 유권자들이 자신의 에이전트 즉, 대리인, 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머슴이 되라고 뽑아쥤더니 당선이 되고나서는 지역민의 머슴이 아닌 국회의원의 수족 같은 부하가 되었다면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어떻게 지역 유권자들을 이해 시킬 것인가.
게다가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인 동서통합이라는 절대명제 앞에서 호남지역은 절대다수가 민주통합당 국회의원이요, 영남지방에서는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싹쓸이 된 상태에서 기초단체장 및 의원들까지 이쪽은 이쪽대로 싹쓸이하고, 저쪽은 저쪽대로 싹쓸이 되어있는 이런 상태를 방관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중앙정치 즉, 여의도 국회정치는 워낙 그러한 만큼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민생행정의 분야인 지방정치만이라도 활성화 내지 건전화를 도모하려면 기초단체장과 의원의 공천제도는 조건 없이 철폐되어야 할 악법 중에 악법이다.
이 공천제도가 철폐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닌 국민을 이용하는 정치 일 수밖에 없다고 감히 주장한다.
전국의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에 그래도 우리 3개 군은 타 자치단체에 뒤처지지 않은 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면 최소한 우리 3개 군민만이라도 공천권 폐지에 뜻을 모아야 하지 않겠는가.
글을 마치면서 여의도를 향해 크게 외쳐본다.
국회의원들이여 영원하라! 제발 228개 기초자치단체의 숨통만은 더 이상 조이지 말아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