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사랑
저 달은 숲 사이를 지나가며
바람도 삼키고 냇물도 삼켰어
그때 나는 방천 둑을 걷고 있었는데
내 앞에서 중얼중얼
사람처럼 말을 거는 하루살이 떼
오, 고단하고 힘겨운
풀벌레의 삶이여 그의 덧없는 생애여
멀고먼 객지를 떠돌다 온 나는
정겹게 그의 어깨를 짚어 주었지
달은 머리 위에서
나는 늘 너의 그림자 따라다녔다 하네
그래 나는 혼자가 아니야
저 달과 나를 맞아주는 하루살이와
고향의 산과 들
산들바람과 안개에 젖은 풀
내 돌아오는 길 발끝을 비쳐주는 달빛은
참으로 포근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