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대기업 등의 고졸 공채가 확대되면서 조기 취업을 위한 특성화고등학교 진학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성화고는 우수한 인재들을 선점해 학업성취도를 높여가며 고졸취업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그중 명인정보고에서는 올해 두 명의 금융기관 공채합격생을 배출하는 등 고졸 취업 성공 신화를 이뤄가고 있다. 이에 지난 6일 명인정보고 산업교육부장인 서홍수 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자로서의 삶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최근 재학생들의 대구은행·농협중앙회 공채합격 소식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많다. 취업관련 진학지도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해방이후 학력(대학)은 신분상승과 출세의 보증수표로 인식되어 왔으나, 현재 사회와 기업은 학력과 스펙이 아닌 열정과 패기가 있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교내에서는 대구·경북도 내 상업계 특성화고를 벤치마킹하고 있고, 금융·대기업·공사·공단반 등 취업프로그램반을 편성해 방과후와 기숙사를 활용해 밤 10시까지 지도하고 있다. 또한 취업에 필요한 자격증은 2학년에 모두 취득하고 3학년 때는 각 업체 인·적성검사, 면접대비 철저지도, 직장인 소양교육을 지도하고 있다. 또한 학생뿐 아니라 교사를 대상으로 본교 교육의 변화 촉구 및 멀티형 인간이 요구되는 사회변화를 강조하는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다,
■ 취업·진로분야를 담당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힘든 점이 있다면?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사회가 요구하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던 중 고졸취업이라는 해답을 얻어 201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삼성전자 합격 및 올해 대구은행과 농협중앙회 공채합격이라는 쾌거를 이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밤 늦게까지 힘든 취업 대비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학생들을 볼 때면 마음이 아프지만, 혹여 학생들의 의지가 나약해질까 냉정하게 다그쳐야 할 때의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대학을 나와도 바늘구멍이라는 금융권을 고등학생들이 어떻게?"라며 이란격석(以卵擊石)의 눈으로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도 다소 힘들다.
■ 명인정보고 학생들만의 장점이나 자랑이 있다면, 또한 명인정보고의 자랑을 소개한다면?
명인정보고 학생들은 예비사회인으로써의 자질 향상과 자신의 진로에 대한 청운의 꿈을 가지고 불철주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본교는 전국단위 모집의 상업계 특성화고로 마케팅물류실, 상업정보실, 취업지원실 등 크고 작은 실습실 및 각종 특별실이 구비되어 있고 기숙사 학생들을 위해 밤 늦게까지 진로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금융·대기업·공사·공단반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올해 대구은행 공채 합격소식을 듣고 대구 수성구 인문계고에서 전학 온 학생도 있으며, 농협중앙회 합격소식을 듣고 내년 신입생 중 대구 수성학군에서 지원한 학생도 있다.
■ 요즘 학생들이 선호하는 취업분야가 있다면?
아무래도 금융직, 대기업, 공사, 공단, 공무원, 사무직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연봉 3천만 원대인 대기업 생산직을 선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LG 1차 협력사, 중소기업 사무직, 생산직, 디자인, 판매직 등을 선호하고 있다.
■ 기억에 남는 스승이나 제자가 있다면?
단연 올해 대구은행과 농협중앙회에 합격한 박소현 학생과 윤차영 학생이다. 너무나 진지한 자세로 최종 면접연습에 임하던 박소현 학생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아련하고, 명절도 마다하지 않고 1:1로 공채대비 연습을 하며 지칠만도 한데 끝까지 노력한 윤차영 학생도 너무 대견하다. 이 두 학생은 영원히 나의 기억 속에 남을 제자이다.
■ 교사가 된 계기는 무엇이며, 보람된 일이 있다면?
어릴 때부터 어린 학생들이 매우 사랑스러워 보였다. 영남대 사범대학에 진학한 후에는 길거리에 걸어가는 학생들만 봐도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가르쳐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했었다. 스스로 학생들을 사랑하고 가르치고자 하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교사가 됐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까맣게 잊고 있었던 제자가 어느 날 문득 연락이 와서 "질풍노도의 고교시절에 비행과 철없는 행동으로 선생님을 힘들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잘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된 마음을 느낀다.
■ 교육철학이나 좌우명은 무엇인지?
줄啄同時 如鳥數飛(줄탁동시 여조삭비: 병아리가 알에서 부화를 위해 몸부림치고 있을 때 어미닭이 밖에서 살짝 쪼아주고, 병아리가 날기 위해 수없이 많은 날개 짓을 해야 날 수 있다)라는 말이 교육철학이자 좌우명이다. 학생들의 움직임과 생각 속에서 학생이 무엇을 가장 원하는지를 빨리 간파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무언가를 알고자 몸부림치는 결정적 순간에 교사가 해답을 줘 깨닫게 하는 방법이 가장 큰 교육효과를 준다고 생각한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며, 취미와 특기는?
거의 책을 보면서 여가를 보낸다. 특히 역사와 관련된 역사소설을 즐겨 읽으며, 모르는 말이나 단어가 있으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검색하는 것도 취미이다. 그 외 활동으로는 등산을 자주 다닌다. 산에 오르다 보면 맑은 공기 덕에 몸에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느낌이 든다. 또한 기암괴석과 조화신공들의 능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고, 정상에서 수려한 산천경개를 조망하며 대자연에서 많은 것을 깨우친다.
특기는 서예이다. 경북교직원 서예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한 적이 있다.
서홍수 명인정보고 산업교육부장 △1961년 상주군 출생 △현 명인정보고 산업교육부장 재직 △영남대 상업교육과, 계명대 교육대학원 졸업(국어전공 석사 취득) △경북 교직원 서예대회 은상 및 서예·전산회계 등 다수 지도교사상 수상 △충남대 취업선도교사 역량강화능력과정·한국고용정보원 특성화고 취업지원 역량강화과정·서울대 산학협력취업약정제 과정 수료 △아내와 1남 1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