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유의 섬세함과 창의성으로 세밀한 곳까지 신경 쓰고 지역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성주군 벽진면 봉계1리에 거주하는 김형순(49)씨가 군내 최초로 여성 리장에 임용됐다.
이는 전 리장 유경섭(73)씨가 개인사정으로 사의를 표시하자 지난 21일 봉계1리 주민들이 모인 가운데 열린 마을총회에서 주민들이 만장일치로 김형순씨를 리장으로 선출키로 의결함에 따른 것.
이에 따라 30일 이장회의에서 임용장을 수여받은 김씨는 9월 1일부터 본격적인 이장활동에 돌입한다.
평소 활달한 성격과 적극적인 추진력을 자랑하는 김씨는 지난 84년부터 20년 간 벽진면 새마을부녀회를, 지난 93년부터 11년 간 농협주부대학 벽진면회를 이끌며 지역사회 발전과 봉사활동을 활발히 전개함과 동시에 여성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열심히 일해오고 있다.
또한 사랑의 봉사회장, 벽진면 바르게살기협의회 부회장을 비롯해 본사 주재기자 모임인 「성신회」의 회원으로 최일선에서 지역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오고 있다.
김영조 벽진면장은 리장회의에서 임용장을 전달하며 『이전까지 사조직의 책임자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지만, 이제는 공조직의 책임자로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며 『앞으로 어느 마을보다 마을발전에 선두에 서서 성공적인 이장활동을 펼쳐나가도록 선배 이장님을 비롯, 주변에서 많은 격려와 지원』을 당부했다.
이 마을 백상열씨는 『여러 단체에서 두루 활동을 하며 욕심 없이 지역과 단체의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이 우리 마을을 맡으면 동네발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믿고, 주민들의 힘을 모아 리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로부터 양반고을로 유명하다보니 여성에 대한 시각도 보수적일 수 있는 이 마을에서 군내 최초로 여성 리장이 탄생하게 됐다』며 『이는 주민들의 새 리장에 대한 대단한 믿음과 신뢰의 결과』라고 덧붙였다.
2남 1녀의 자녀와 홀 시어머니를 모시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는 김형순씨는 『지역 최초로 여성리장이 됐다니 기쁜 반면 어깨도 무겁다』며 『임기 2년 내에 전 리장이 미처 신경쓰지 못한 부분을 찾아내 해결하는 등 지역발전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지역발전에 한 힘이 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많은 지원과 도움을 부탁드린다』며 『앞으로 여성특유의 섬세함으로 지역의 세세한 곳까지 신경써 믿고 맡겨준 주민들에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참외농사로 아무리 바빠도 맡은바 일을 해내지 못하면 그 날 농삿일이 손에 안잡히니 무조건 해내야 되지 않겠냐』고 말하는 김씨는 발빠른 움직임으로 지난달 마을총회 직후 이미 마을을 둘러보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졌다.
김씨는 『신경써서 보니 하수관 정비가 필요한 곳이 몇 군데 보이고, 무엇보다도 마을입구가 좁아 관광차 등이 들어오기 힘들어 도로와 너무 노후화 된 복지회관 신축 등이 선결과제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에 지역에서는 여성들의 사회참여 확대로 사회전반에 걸쳐 여성들의 진출이 늘어나는 추세에 최일선 행정업무의 보조자 역할을 해야할 마을 리장에 여성이 임명되는 사항은 획기적인 일이며 앞으로 여성 리장의 임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