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2일 재경성주문화사업후원회에서 금년 들어 첫 임원행사로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기획전 한국의 도교문화(道敎文化) 전시를 관람하였다. 날씨가 몹시 추웠었는데도 많이 참석하셔서 6시 40분부터 8시까지 좀 긴 시간이었지만 학예연구사의 열성적인 해설이 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잘 관람하였다.
도교(道敎)는 노자(老子)의 가르침을 5천자로 엮어낸 도덕경(道德經)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며 해와 달 북두칠성, 토지 신, 물의 신을 매우 신성시하고 있는데 상고사 이래로 우리민족도 이들을 신성시 하다보니 우리나라에 큰 무리없이 수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중기까지 왕실에서 나라의 안녕과 재난의 소멸 등을 기원하기 위해 도교의 신들에게 제사를 올려왔다고 하나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하는 조선시대에 와서는 크게 축소되어 오던 것이 드디어 중종때 조광조(趙光祖 16세기 개혁정치가 성리학자) 등의 주장에 따라 왕실에서의 재사(제초 齋醮)는 끊어지고 말았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도교적 지식을 가추고 신선처럼 생활하려고 하는 것이 큰 미덕으로 여겨졌으며, 도교에서의 승여를 도사(道士)라고 했다 한다.
도교의 지위가 낮아진 조선시대에도 유불도(儒彿道) 삼교의 어우러짐을 문학이나 회화작품에 많이 남겨왔으며 심지어 19세기 말에 창시된 동학에서도 도교의 계념에 친근함이 컸다고 한다.
전시 기획자에 의하면 이번 전시가 전근대시기 한국의 도교문화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전시고 국내외를 통해 처음이라고 하면서 도교의 목적은 불로장생(不老長生), 재물획득(財物獲得), 질병치료(疾病治療)와 같은 세속적이고 현세적인 행복의 성취로 요약할 수 있어 전시 제목을 한국의 도교문화 -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부쳤다고 한다.
한국에서의 도교는 교단종교로서보다 문화적 요소로 존재하였다고 보면서 "행복을 향한 한국인들의 여정에서 도교문화가 취사선택된 발자취를 한데 모아 본 자리라는 설명이 있었다. 이번 투어에서 민간신앙과 도교와의 관계라고 할까 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면서 마을이나 가정을 지키는 신령이 있다고 믿어왔기에 도교의 점복(占卜)과 부적문화(符籍文化) 역시 복을 구하고 액을 피하려는 우리 고유의 민간신앙과 무리없이 일부가 되어 왔다는 설명이었다.
나는 이번 한국의 도교문화를 관람하고 새삼스럽게 놀란 것은 관운장(關羽)에 대한 얘기였다. 우리가 알고 있는 관우는 임진왜란때 명나라의 이여송 장군이 왜군을 물리치게 된 힘은 관운장의 영험의 힘이라 해서 그 이후 서울의 동묘(東廟 17세기 선조때 건립 ) 등에 관운장을 뫼신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도교신앙에서는 재복(財福)을 내리는 재물신으로 숭앙받고 있어 무속화 되어버린 관운장을 알게 되었다.
우리 성주에도 관운사(성주읍 성주여고 아래 소재)에 관운장을 모시고 있는 관왕묘(關王廟)가 있다는 것은 많이 알고 있지만 이 관왕묘가 도교와 관련이 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우리 성주의 관왕묘도 우리선조들의 안녕과 재복을 내려주신 관운장을 모시고 있었다는 새로운 의미를 한번 부여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