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초등학교에서는 漢字가 한글자도 없다. 그러나 한글로 표기된 한자어가 70%나 되는데 이걸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지도는 마치 수박겉핥기나 다름없다. 그리고 초등교과서 전체에 1만 단어 이상이나 되는 한자어를 일일이 국어사전이나 옥편을 찾으면서 지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세종대왕께서는 백성이 글이 어려워 뜻을 펼 수 없는 형편을 안타깝게 여기어서 한글을 창제하셨다. 국가지도자가 살펴야 할 일이 많지만 황폐해가는 나라의 글을 바로 잡는 일은 국가의 근본이요 정체성을 확립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말 중 70% 이상이 한자어에서 나온 말인데 한자의 뜻을 잘 모르고 사용함으로써 어법이 맞지 않아 아름다운 우리말의 체계가 엉망으로 흐르고 있으니 한자 교육이 긴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요하고 싶다.
어느 중학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자기성명을 한자로 쓸 줄 아는가를 진달해 보았더니 태반이 모르고 겨우 몇 사람만이 그림 그리듯 漢子姓名을 썼다고 한다. 물론 한자를 안 배웠으니 그렇다 치고 가장 기초적이고도 소중한 자기성명은 물론이고 자기 집주소, 부모님의 성명만이라도 한자로 쓸 줄 알아야 되지 않겠는가 한다. 특히 자기나라의 국명이나 대통령의 성명조차 쓸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현재 중, 고학생들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곧 고교, 대학으로 진학하게 되면 어려운 전문용어로 된 법률, 경제, 철학, 의학 등을 공부하게 될 터인데 한자실력이 없으면 빠르게 이해 못할 뿐 아니라 교양있는 사회인이 되기 위해서도 한자교육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아야하지 않겠는가.
한자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여도 실제 학생들의 성적에도 반영 안 될 뿐 아니라 설사 한자를 몰라도 현실생활에 당장 곤란을 겪을 일이 없다는게 한자교육의 어려움이다.
따라서 한자를 열심히 공부하게끔 하려면 우선 全교과서가 國漢文혼용이 되고 또 한자가 성적에 반영될 뿐 아니라 일반사회에서도 각종 공문서류를 비롯하여 신문, 잡지 등 전반문서가 國漢文혼용되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일본에서는 유치원 아이들부터 한자를 배우고 있닥 한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 한국에서는 한글과 한자 두 개 문자를 公式的으로 혼용해 왔다. 한 나라에서 두 문자를 동시에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 한국과 일본밖에 없다. 다른 나라 언어들은 모두 마 한자기 문자만 사용한다. 우리한국에서 외국어 교육은 주로 영어로 귀결된다. 그러나 영어도 중요하지만 같은 한자문화권이라서 배우는데 유리한 중국어나 일본어에 착안점을 두는게 경제성, 효율성 차원에서 낫지 않는가 한다.
한자는 한문으로 된 역사자료를 읽고 이해하는데만 필요한게 아니다. 가장 가깝고 중요한 이웃인 중국과 일본은 모두 한자를 쓰는 나라들이다. 중국은 가장 큰 무역 상대국이고, 일본은 그 기술력이 매우 높고 시장규모도 크다. 관광을 중심으로 한국과 인적교류도 많은 나라들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중국어, 일본어와 한자를 아는 것은 아주 요긴한 문제이다.
일상생활에서 언어구사보다 특히 학교나 기관에서 많은 문제들이 있음을 발견된다. 예를 들면 교감(校監-交感), 서행(西行-徐行), 동(洞-棟-同), 광주(廣州-光州)...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한자의 뜻도 모르고 그저 음이 같으니 그대로 쓰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특히 한글 전용공문에서 그러한 예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한 가지 예를 더 들면 몇 년 전 어느 교육청에서 산하 각급학교에 보낸 공문에 학교 교사(校舍)사진을 보내라 하였는데 많은 학교에서 교사(敎師) 사진들을 보내온 일이 있었다고 한다. 일선 교육기관에서도 이 간단한 내용을 혼돈하고 있었다.
문제는 표음문자(表音文字)와 표의문자(表意文字) 교육에 있다. 표음문자는 발음나는 그대로 쓰면 되지만 표의문자는 글씨의 어의(語義)가 있어 그 뜻이 반영돼 있다. 이런 현상들은 한자교육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다.
한글전용정책으로 50대 이하의 젊은이들이 무두 漢字文盲이 됐으며, 특히 대학에서 전문분야나 학술분야 연구에 많은 지장을 가져오고 있는 현황이다.
갑오년 새해에 박 대통령은 초등학교 한자교육 미실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용단을 내려서 국민의 언어생활에 불편을 덜고 명실상부한 교육강국이 되게 해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