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에는 경북의 문화와 역사를 전해주는 의미있는 길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성주군 가천면에 위치한 독용산성길은 뛰어난 풍경과 호젓한 숲으로 이뤄진 걷기 좋은 길로, 매년 가을이 되면 단풍 산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능선을 따라 산성까지 이어지는 6㎞의 산성길을 걸어가면, 울창한 숲과 주변 산세를 조망하는 재미와 곳곳에 숨겨진 과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성곽의 내력은 1천500여년 전 성산가야시대까지 올라간다. 독용산성은 소백산맥의 주봉인 수도산의 줄기인 해발 955m의 독용산 정상에 위치한 포곡식 산성이다. 포곡식이란 산의 계곡까지 포함해 축성한 것으로, 산성 내 수원이 풍부하고 활용공간이 넓어 장기전투에 대비해 만들어졌으며, 독용산성은 영남지방에 구축한 산성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유구한 세월이 담긴 독용산성은 한동안 잊혀졌다가 임진왜란 때 백성들의 피난길에 발견됐고, 1995년에 경상북도기념물 제105호로 지정됐다. 이 성은 임진왜란 때 전쟁의 화를 입지 않은 유일한 성이기도 하다.
독용산성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조선 후기의 문신 이원정이 1677년에 편찬한 `경산지`를 통해 나타난다. 책에 따르면 합천과 거창의 군사가 배속됐고, 성 안에는 3개의 계곡, 객사, 군기고 등이 있다고 기록한 것으로 보아 정중휘가 개축할 당시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동문지, 서문지, 남문지, 북문지, 동암문지, 서문암지, 남문암지, 수구문지, 동치성, 서치성, 객사지, 군기고지, 안국사지 등과 건립연대를 알 수 없는 비석 5기가 있다.
독용산성은 성주버스정류장 하차 후 승용차로 40분 정도 소요되며, 현재 독용산성은 주변 경관개선 사업 및 자연휴양림 조성 등을 통해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조들의 아련한 숨결이 어린 역사의 현장인 독용산성으로 가족과 함께 떠나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