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내 몸에서 네가 나의 뿌리였을 때 나는 부서지는 흙이었단다 네 숨결을 처음 대이던 그 자리에 더운 김이 오르고 나의 생명을 네게 흘려보내며 출산의 즐거움에 떨던 그 순간을 너는 아느냐   목 말라 애타게 물을 찾는 나의 뿌리야 나를 뚫고 가려무나 나는 너를 위해 부스러지는 살이니 내 생명에 발 적시며 무럭무럭 자라가려무나 너의 가녀린 몸을 뻗으려 힘들어 할 때 그때마다 나는 착한 그릇이 되어 너를 감싸안았지 네 뻗어가는 미래를 마냥 축복하며 네가 알지 못하는 은밀한 기쁨을 나는 가졌단다   네가 커갈수록 더 거칠어지는 나의 살을 보아라 나는 지금 하나의 빈그릇 그러나 너의 푸른 줄기 솟아 햇살에 반짝이며 너를 통해 이루어질 푸르른 세상을 바라보니 출산의 산고는 황홀한 기쁨이어라     지도교사 : 황윤상
최종편집:2025-07-11 오후 04: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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