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30일 재경성주문화사업후원회에서는 가을 정기문화 투어를 했다. 이번 터어는 두 개의 부문으로 구분을 해서 1부에서는 불교성지로 알려진 도리사를 찾았고 다음 인동에 있는 여헌 장형광 선생 기념관을 둘러 여헌 선생의 생애와 학문에 대한 강의를 듣고 인동 장씨 문중에서 제공해주신 정성어린 점심 대접을 받았다.
2부는 성주로 가서 예정된 두 개의 문화행사, 이옥호 여사의 궁중상화 전시회 개막식을 하고 다음 성주신문이 주최하는 창간 20주년 기념식과 함께 거행하는 자랑스러운 성주인상 수상식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몹시 빽빽한 일정이었으나 회원들의 협조로 차질없이 무사히 마쳤다.
아침 이른 시간인데도 원로회원 이상희·박자련 고문님, 이하영 명예회장님을 비롯해서 집행부의 이영철, 박옥수 부회장 그리고 장해익 감사 그밖의 열성적인 20여 명의 회원이 동참하여 아침 안개를 헤치며 가을을 달리는 좁은 공간에서 담소를 나누었다. 예정대로 10시 반에 목적지 도리사에 도착했다.
단풍이 곱게 물들어가는 좋은 계절인데도 평일이라 한적해서 마음껏 즐겼다.
도리사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적멸보궁이 있어 성지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선산을, 한국불교에서는 신라불교의 씨앗이 처음으로 뿌려졌던 곳이라 소중한 지역이라 하고 있다.
이곳은 신라 법흥왕 14년(527) 불교가 신라의 국교로 공인되기 약 100년 전부터 꾸준한 불교활동이 이어지던 거점이라고 하며 그것을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전설, 또 학설이 있는데 일연선사의 삼국유사에서는 창건 년대를 신라 눌지왕 2년(418)으로 1500여년 전이라고 하고 신라에 불교정착을 주도해오던 승려는 고구려사람, 묵호자로도 알려진 아도화상이라 했다.
가람도 아담하고 귀한 문화재도 잘 보존되고 있어 소홀하게 지나칠 사찰은 아니었다. 특히 보물 제470호 일명 화엄석탑이라고 하는 고려시대 석탑과 경북 문화재자료 제318호인 극락전, 세존의 진신사리가 봉안됐던 원래의 사리부도, 1655년 효종6년에 세운 아도화상 사적비 그리고 근래에 조성한 것이긴 하나 아도화상의 근엄한 좌상과 세존 진신사리의 봉안을 위해 새로 만든 부도와 적멸보궁은 도리사의 위상을 굳혀 나가기에 전혀 허술함이 없었고 우리 회원들도 도리사를 찾은 것에 대해서 흡족해 하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경내를 둘러보고 아쉽기는 했으나 다음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 후원회에서 해마다 가을 정기 문화 투어를 하고 있는데 처음은 안동 이퇴계, 유성룡 선생의 유적을 찾았고 두 번째는 대구 달서구의 한강공원과 회연서원을 찾아 한강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참배행사를 가졌었다.
세 번째로 여헌 장형광 선생의 학문과 정신을 기리고자 인동 여헌 선생 기념관을 찾았다.
인동은 역시 토호로서 인동 장씨가 자리하고 우리 성주에도 집성촌이 있어 유수한 문중으로 건재하지만, 성주와 교유가 있었든 여헌 선생은 한강 선생의 질서(姪壻)로도 알려지고 있었다.
여헌 선생의 집안은 시조 장금용이 고려 초에 인동에 정착한 이래 1000여년 동안 대대로 인동에 살면서 번영을 누린 가문으로 여헌 선생은 시조로부터 20세 손이라고 한다. 여헌 선생은 14세에 성리학을 배우기 시작했으며 18세에 우주사업의 요체가 담긴 우주요괄을 지어 그의 학문적 지향과 목표를 분명히 했고 임진란 이후 여헌(旅軒)이라 자호하고 여헌설을 지어 모든 인간은 궁극적으로 우주사이의 나그네이며 나그네로서 지켜야할 도리가 있음을 밝혔다고 한다.
선생은 퇴계, 율곡 선생의 학문을 이은 17세기 조선유학을 선도한 대표적 유학자로서 인륜도덕의 실천을 지향하며 인간과 자연, 그리고 우주를 아우르는 방대한 학문체계를 정립하셨다고 하며 선생의 학문은 유학전통에 대한 단순한 계승을 뛰어 넘어 독자적인 면모가 뚜렷했었다고 한다.
특히 역학에 뛰어나 저서 역학도설은 당대 최고수준으로 평가받았고 또 이기경위설은 퇴계와 율곡의 논의를 뛰어넘는 학문적 성과로 평가 받는다고 한다. 선생은 23세에 재행이 특출한 인물로 조정에 천거된 후로부터 82세에 의정부 우참찬에 이르기까지 벼슬이 내려졌지만 실제로 관직생활은 오래지 않았고 향촌에 은거하며 강학활동에 매진하였으며 우주의 중심에서 도덕세계의 실현을 꿈꾼 철학자였다고 한다.
인동에서는 여헌 선생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해 사단법인 여헌학연구회를 만들어 전국에서 학인들이 모여 여헌 선생의 학문을 연구하는 등 기념사업을 펼치고 있어, 이번 방문시 바쁘신데도 이사장 장이권(張二權) 박사님은 열의에 찬 강의를 준비해 주셨고, 이번 기념관 방문을 주선하신 문중인 장해익 감사의 덕분에 귀한 책자 등 선물이 있었다. 맞이해주신 문중 여러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말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