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지역교육을 되살리기 위해 민선1기부터 시작한 `남자고등학교 살리기 운동`이 물거품이 될 고비를 맞고 있다.  성주고가 2년 연속 서울대 합격이 무산되고, 신입생 정원 미달사태까지 맞았다. 5~6년전만 해도 신입생수가 넘쳐 중3 졸업생의 성적하위권 학생은 타 학교에 입학해야 했다. 관내 중학교 졸업생들은 당연히 성주고로 입학한다는 인식과 함께 신입생 정원에 들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던 그동안의 선순환구조가 무너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20여년을 군민의 전폭적인 지원과 세금으로 명문고 반열에 올랐던 성주고가 점차 위기에 내몰리고 있지만 이에 대한 범군민 공동대응 의지는 요원해 보인다.  郡을 비롯해 도교육청, 교장, 교사, 학부모 등 누구도 구심점이 되지 못하는 주인 없는 학교가 바로 공립고등학교의 현주소이다.  짧은 임기의 임명직 교장과 교사의 잦은 이동은 성주군이 처한 도시 인근 농촌지역의 교육문제를 악화시켰으며, 공립고등학교 인사를 담당하는 도교육청 역시 지역민의 염원을 헤아릴 수는 더욱 없다. 심지어 2011년도에 성주고의 교장, 교감, 교무부장, 행정실장이 동시에 이동이 되는 전무후무한 상황이 발생해도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사태 파악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郡은 학교지원부서를 신설해 일반회계로 학교를 지원하고 있지만 외지에 사는 공무원은 자신들의 자녀가 다니지 않는 시골학교에 얼마만큼의 책임과 열정을 갖는 지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학부모 상황도 별반 다를 게 없다. 학교운영위원회 제도가 있지만 자녀교육을 맡긴 입장에서 학교경영에 부족한 점이 감지되어도 즉각적인 개선 및 보완을 요구하기란 쉽지 않다.  20여년 전, 더 이상 추락할 수 없을 만큼 저평가되던 성주고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고 여긴 성주군어머니학부모회의 열화와 같은 행동력과 이를 계기로 창립된 성주군교육발전위원회의 열정을 빼고서는 현재의 성주고를 논할 수 없다.  교발위는 예산 지원과 동시에 성과 분석, 우수학생 유치 등 몸으로 직접 뛰며 지역교육의 구심점 역할에 열과 성을 다했다. 군민의 염원을 알기에 학생들을 위한 다각적인 요구와 쓴소리를 가감 없이 하는 악역을 도맡았으나 학교와 행정이 이를 최대한 수용하며 고질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나갔다. 그 때부터였다. 지역교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년의 노력이 5~6년만에 수포로 돌아가는 시점에 단체장의 강한 의지가 절실하다. 한해 10억여원의 예산을 지원하면서 사후관리와 성과분석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학교관계자도, 단체장도, 공무원도, 학부모도, 지역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공립학교의 한계를 뒷짐 지고 덮으려고만 한다면 이는 곧 직무유기이며 범죄이다.  교발위를 폄하하며 역할을 대신하겠다던 군과 의회를 비롯해 목소리 높이던 인물들은 다들 어디에 숨었는가.  해결책은 책임 있는 관리자의 초빙이다. 썰물처럼 학생들을 외지로 빼앗긴 쓰디쓴 경험이 있는 郡이기에 더욱이 거점고등학교가 반석에 오를 수 있도록 행정의 집중지원과 강한 리더십을 가진 공모교장을 초빙해 4∼8년 동안 군립학교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모교장이 우수교사를 초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연계되어 있다. 15년 이상의 교육경력으로 소신껏 학교경영을 혁신할 수 있는 내부형 교장공모제가 답이라고 감히 제언한다.  지금 방향키를 꽉 잡지 않는다면,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최종편집:2024-05-01 오후 05:5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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