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성주생명문화축제 3일차 오전 잔디마당에서는 캄보디아 다문화가정의 전통혼례가 개최됐다. 월항면에 살고 있는 장극용·손타리 부부의 실제 결혼식이 우리 고유의 전통혼례로 올려졌으며, 많은 군민들과 축제 관람객들이 부부의 앞날에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이에 지난 21일 장극용·손타리 부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통혼례 소감 및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이번 축제 때 전통혼례를 올리게 된 것을 축하드린다. 소감은?
색다른 기분이었다. 결혼식은 5년 전에 했지만, 한국의 전통혼례를 경험하고 싶어 신청했다. 많은 군민들과 축제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랑이 신부 집에 나무 기러기를 바치는 전안례, 신랑과 신부가 맞절을 하는 교배례, 합환주를 나눠 마시는 합근례 등 우리나라 고유의 혼례 의식을 치르니 기분이 남달랐다.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일 것 같다. 아내에게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려준 것 같아 뿌듯하다.
■ 두 분이 만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지난 2009년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만나게 됐다. 만나다 보니 좋은 사람인 것을 느끼고 결혼까지 하게 됐다.
■ 쉽지 않은 결혼이었는데 미래 삶에 대한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거창한 삶의 계획이나 꿈은 없다. 그냥 우리 가족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현재를 행복하게 사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
■ 한국으로 오게 된 이유는? 성주에서의 생활은 어떤지? (부인)
캄보디아 친구가 경상북도 문경시에 살고 있었고, 그 친구의 소개로 한국에 오게 됐다. 한국은 참 좋은 나라인 것 같다.
남편과 처음 만났을 때부터 3년 전까지만 해도 바디랭귀지로 대화해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3년 전부터 성주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한국어 교육뿐 아니라 가족 교육, 문화 프로그램 등의 다문화가족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문화 방식에 점차 적응하고 있다. 신랑이 나와 가족들에게 잘해주기 때문에 타국에서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주변에 외국인 친구들이 많아서 좋은 것 같다.
■ 다문화 가정으로써 어려운 점이 있다면? (부인)
캄보디아에서 살다 한국으로 오니, 일단은 신랑 끼니를 챙겨주고 주방에서 요리하는 것들을 해보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적응하다 보니 다 해결되는 것 같다. 지금은 신랑과 두 아이들을 잘 챙기고 있다.
그러나 한국인 국적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많다. 결혼 이민자가 한국에 입국한 날부터 2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며 혼인상태를 유지했거나, 혼인 후 3년이 지나고 혼인상태로 1년 이상 한국에 거주한 경우, 한국인 배우자의 사망·실종·이혼·한국국적의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경우에 간이귀화를 신청해 대한민국 국적 취득 및 국민이 될 수 있다. 본인 또는 배우자가 직업이 있거나 일정 정도의 자산을 소유해 생계 능력이 있어야 하며, 한국어 읽기와 쓰기가 가능하고 한국의 사회, 문화에 대한 기본상식이 있어야 한다. 또 국적 취득 신청 서류들이 까다로워 애를 먹고 있다.
■ 인생철학이나 좌우명은 무엇인지?
돈과 명예보다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제일이다. 행복하게 살려면 서로를 위하고 나누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 평소 여가생활은 어떻게 보내며, 취미와 특기는?
부부 모두 주말까지 일을 하다보니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이 부족해 항상 미안하다. 주말에는 어머니 집에 아이들을 맡겨 놓고 있으며, 한 번씩 캄보디아 장모님이 오셔서 아이들을 봐주시고 있다. 아내가 시집오고 나서 캄보디아를 아직 한 번도 못 갔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아내와 함께 캄보디아를 가보고 싶다.
장극용(39)·손타리(28)씨 부부 △월항면 △가족은 아들 장인환(5)군, 딸 장윤화(4)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