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기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172명으로 집계되는 등 메르스 사태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상북도가 다시 메르스 청정지역으로 회복됐다.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첫 메르스 확진환자로 판명된 고등학교 교사 A씨가 현재 완치돼, 22일 오후 퇴원했다. 또 도내에 남은 의심환자 2명 역시 병원 격리를 해제하고 자가 격리됐다.
또 인근 대구시는 지난 15일 첫 확진환자가 발생, 현재 대구 시민 1명이 메르스에 감염된 상태다.
성주군에서도 지난 6일 40대 B씨가 `고열로 인해 메르스 전염이 의심된다`며 성주군소방서에 자진 신고해 지역주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이후 소방서에서 인계받은 성주군보건소 관계자가 환자를 김천의료원으로 이송했으며, 검사 결과 다행히 단순 감기로 판명 났다.
이 환자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시 지인의 대소사에 참석한 후 지난 3일 성주로 귀환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다음이다. B씨의 메르스 의심 사항과 관련된 군청의 내부문서인 `동향보고`가 유출돼 버린 것.
이 문서는 C면사무소에서 내부 보고를 위해 작성한 것으로, 메르스 의심 증상을 보였던 B씨의 성명과 주소, 연락처 등 인적사항 및 실시간 조치사항 등이 기록돼 있었다.
해당 문서는 6일 오후부터 SNS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 각종 유언비어까지 돌면서 주민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러나 해당 면과 군에서는 아무런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아 대처에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포항시에서는 메르스 의심환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공무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포항남부경찰서는 메르스 의심환자 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SNS를 통해 외부로 유출시킨 포항시청 7급 공무원 최모(39)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포항남부경찰서는 지난 3일 메르스 의심환자의 개인정보인 실명, 나이, 주소가 포함된 문서가 네이버 카페에 유포된 사실을 발견해 수사에 착수한 바 있다.
또 고령군에서는 지난 1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정기적으로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70대 D씨가 메르스 의심 증세를 보였다. 경북대 병원의 검사 결과 음성 판정으로 나왔으며, 현재 환자의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보건소 관계자는 "현재 기침환자 상담소를 설치해 발열환자를 선별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상담소 이용객은 일평균 2~3명이며, 주로 각 학교에서 보낸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메르스 관련 문의전화는 일평균 10건 정도며, 동향보고 내부문서가 유출된 직후에는 현재보다 두배 이상 많은 전화가 걸려왔었다"고 말했다.
또 "매주 2회 방역소독을 펼치고 있으며, 교육청을 비롯한 유관기관과 보육·복지시설 및 경로당 등 방역 취약지 총 463개소에 방역품을 배부하고 있다. 배부되는 방역품으로는 손소독제, 마스크 등이 있으며, 방역품 제공 수량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전했다.
국내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은 메르스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성주지역에도 각종 행사가 취소되는 등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12·13일 성주문화예술회관에서 상영 예정이었던 영화 매드맥스가 상영 취소됐으며, 이달 25일 성주군 실내체육관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6.25전쟁 65주년 기념행사 및 26일 군청 대강당에서 개최 예정이던 별고을 군민 긍정심리교실 등도 취소됐다.
또한 현재까지 메르스로 피해를 입은 관내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국민안심병원` 161개 병원을 공개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국민안심병원은 병원을 통한 메르스 감염을 우려하는 일반 환자들을 위해 호흡기질환자와 일반 환자를 분리해 진료하는 병원이다.
경북 국민안심병원에는 구미차병원, 김천제일병원, 동국대 경주병원, 안동병원, 포항세명기독병원 등 총 5곳이 지정됐다.
지난 22일 기준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메르스 확진환자는 172명이며, 치료 중인 환자 95명, 퇴원자 50명, 사망자 2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메르스란 중동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로, 사스와 유사한 고열, 기침, 호흡곤란 등의 심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메르스의 전파는 환자와 같은 공간에 동시에 머물면서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경우에 제한적으로 발생한다. 환자가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침, 가래가 2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있을 경우 옮을 수 있다.
또 2~14일 간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병하며 발열·기침·호흡곤란이나 숨이 가쁜 등의 호흡기 증상이 있고, 급성신부전 등을 일으킨다.
증상은 감염 후 평균 5일 후에 나타나며, 명확한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모든 환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중동지역과 연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간 밀접접촉에 의한 전파로 대부분 병원 내·가족간 감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메르스 치사율은 대략 10%로, 사망한 환자들은 이미 만성폐질환, 신장질환, 암, 고혈압, 당뇨 등의 질병을 갖고 있는 상태였다. 특히 메르스 감염은 다른 질환을 갖고 있는 50대 이상의 남자가 가장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르스 예방은 자주 비누로 손을 씻고, 씻지 않은 손으로는 눈·코·입을 만지지 않아야 하며, 기침할 때는 입과 코를 휴지로 가리고, 발열 및 기침이 있는 사람과는 접촉을 피해야 한다.
환자 및 병원의 위생환경을 위해 불필요한 병문안은 자제하는 것이 좋으며, 피치 못하게 병문안을 가야할 경우에는 마스크와 손 씻기 등 개인위생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